KT직원 극단적 선택 배경에 ‘직장 내 괴롭힘’ 의혹..KT “노동청에 조사의뢰”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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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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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KT 동부산지사에서 근무하던 한 50대 직원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KT노조가 사측에 진상조사와 유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A씨 아들은 지난 17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딸 결혼식 2주뒤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려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이 KT동부산지사 내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인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청원인은 자신을 "3대 통신사 중 한 곳에서 30여 년을 넘게 몸 담아왔지만 괴롭힘과 압박을 견디지 못해 지난 15일 새벽에 결국 자살을 하게 된 아버지의 아들"이라며 "큰딸을 시집보낸지 2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아버지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는게 의문이었고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을 품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아버지는 유서에서도 특정 인물을 지목했다"며 "그 특정인은 지난 6월 경 부임한 나이어린 신임 팀장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일삼고 오래 전 일을 들추면서 직원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뒷담화를 하면서 주변 직원들까지 아버지를 냉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 사망 후 팀장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겨우 빈소를 찾은 팀장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입을 꾹 다문채 사과 한마디가 없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이 올린 청원게시글에는 23일 현재 1만1000여 명이 동의의견을 보내고 있다.
KT새노조 측은 이와 관련한 내용이 접수됐다며 "유족의 증언 내용을 보면 고인이 전형적인 KT식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음을 알 수 있다"며 "팀장이 직원에게 폭언 등 인격모독을 일삼고 다른 직원들을 부추겨 따돌리고 업무에서 배제하는 사례들이 KT에 많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묻는 질문에 KT새노조 측은 "KT 직원 중 노조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사측에서 성향을 분석해서 다른 직원을 통해 따돌리거나 타 부서 발령을 내는 등 이른바 '관리'를 했던 사례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KT새노조 측은 "고인의 경우 근무하던 부서가 추석 직전 졸속 합의되어 논란이 된 구조조정 대상 부서로 알려져 있다"며 "자신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는 사실 또한 고인에게 커다란 충격이었으리라는 게 KT 내부의 여론이다"고 말했다.
KT새노조 측은 "KT는 공정하고 신속한 조사에 착수하고 필요한 경우 공동조사를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며 "회사의 잘못이 밝혀지면 책임감 있는 사과를 유족에게 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고용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댜"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고인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됐다는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영 과정에서 매년 일어나는 부서최적화나 조직개편은 있었겠지만 일방적인 구조조정 통보라는 주장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 역시 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한 뒤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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