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관리 전방위 압박..인터넷은행 희비 교차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한도 축소..대출절벽 현실화
카카오뱅크, 고신용자 중심 대출 발목..주담대 출시 예정대로
대출 여력 갖춘 케이뱅크, 비대면 전세대출 상품 신규 출시
9월 출범 토스뱅크..중저신용자 중심 공격적 마케팅 전망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8.29 06:00 의견 0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다만 인터넷은행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7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도 최대 5000만원으로 줄인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도 9월 중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낮출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 24일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연소득 100%로 축소했다.

이는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난 13일 시중은행의 여신담당 임원들을 불려들여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의 신규를 한시적으로 중단한 이후 나온 정책이라 대출절벽이 더욱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옥죄기 여파는 인터넷은행에도 미치고 있다. 특히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려온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대출 증가율이 13.8%로 두 자릿수를 넘겼다. 이 중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70%가 넘어 일부 상품의 대출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3.72%로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의 금리를 높인 결과다.

연내 선보일 예정인 비대면 주택담보대출도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기존 시중은행의 주담대와 차별성을 내세운 만큼 단기간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예정대로 연내 주담대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주담대 출시에 앞서 담보 대출을 운영할 경력직원도 채용 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뿐 아니라 추후 선보일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부 대출 상품을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규제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9년 대출 영업을 일시중단했다가 재개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대출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전년대비 증가율을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케이뱅크는 가계대출 조이기가 한창인 오는 31일 100% 비대면 전세대출과 청년 전세대출 상품을 과감히 출시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100%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갈아탈 수 있는 아파트담보대출을 시작으로 올해 사잇돌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선보이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했다”며 “기존 대출상품과 더불어 중저신용자와 젊은 세대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도 가계대출 규제와는 무관하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에서 중시하는 중저신용 대출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릴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직후부터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스뱅크는 현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비상금대출 상품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신용대출은 최저 금리 연 2.5%의 은행권 최저 수준 금리를 제시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영업 개시 이후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 하는 한편 예상되는 여러 위험 요인도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낮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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