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세계 자동차산업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 최초로 헌액됐다. 헌액식에는 정 명예회장을 대신해 아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해 기념패를 받았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2020/2021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열고 정몽구 명예회장을 헌액했다.
정 명예회장의 자필 서명이 음각된 대리석 명판도 디트로이트의 명소인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 영구 전시됐다.
1939년 설립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세계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성과와 업적을 토대로 자동차산업과 모빌리티 발전에 중대한 역할과 기여를 한 인물을 엄선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한다.
정 명예회장은 2001년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서 자동차산업 공헌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며 세계 자동차산업에서의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헌액식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상자로 참석했고 부인 정지선 씨도 동행했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 선두훈 영훈의료재단 이사장,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 정명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브랜드 부문 사장,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 등 가족들도 함께 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으로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 호세 뮤뇨스(Jose Munoz)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사장),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부사장), 존 롭(John Robb) 미국기술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누구보다 자동차를 사랑하셨던 분
정의선 회장은 대리 헌액 연설에서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을 영광스러워했으며 현대차그룹의 성장과 함께 한 전세계 직원, 딜러뿐 아니라 현대차, 기아를 신뢰해 준 고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이어 "아버지는 현대차그룹을 존재감이 없던 자동차 회사에서 세계적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탁월한 품질과 성능을 향한 지치지 않는 열정은 현대차그룹의 제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토대가 됐다"며 "수많은 위기와 도전을 이겨내고 독자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창업자 정주영 선대회장의 꿈에 결실을 보았으며 현대차그룹을 직원들과 고객, 딜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회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또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를 사랑하는 분이었으며 지금도 정 명예회장의 경험과 철학, 통찰은 현대차그룹이 더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해 있지만 우리는 최고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멈추지 않겠다"며 "기존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사명을 실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자체 제작, 상영한 헌정 영상에서 정 명예회장에 관한 인터뷰와 함께 기아의 성공적 회생,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장 건설, 국내외 공장 품질 점검, 연구개발 글로벌화 등 정 명예회장의 굵직한 경영활동을 조명했다.
헌정 영상에서 존 크래프칙 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CEO(전 웨이모 CEO)는 "정 명예회장은 모든 직원들이 최고 품질의 자동차 기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자신감을 갖고 업무를 추진하도록 만들었다"면서 "제품에 집중했고 모든 차량이 뛰어난 품질과 안전성을 갖추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회고했다.
이형근 현대차 정몽구재단 부이사장(기아 전 부회장)은 헌정 영상에서 "정 명예회장 집무실에 있는 커다란 세계지도에는 곳곳마다 현대차와 기아를 나타내는 스티커들이 부착돼 있었다"며 "정 명예회장은 회의 때마다 지도를 가리키며 질문들을 쏟아내곤 했다. 정 명예회장은 전세계에 위치한 거점들을 자주 방문했고 언제나 직원들을 따뜻하게 살폈다"고 말했다.
헌액식 전날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서 정 회장 등 가족과 명예의 전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 명예회장 자필 서명 대리석 명판 설치 행사가 열렸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은 세계 자동차산업 태동기부터 현재까지 역사적 의미가 깊은 기념물과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의 명판 등이 전시된 곳으로 디트로이트의 명소다.
월터 크라이슬러, 토마스 에디슨, 헨리 포드 등 1967년부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들의 대리석 명판이 연도별로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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