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굴기 가로막힌 중국의 일보 후퇴..삼성·SK하이닉스에 호재일까?

박민혁 기자 승인 2021.07.16 11:28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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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4일 경기도 평택 2공장의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타격을 받으며 후퇴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

한국을 추격하려던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 제품에 수출규제를 강화할 경우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었던 칭화유니가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칭화유니는 낸드플래시 생산 중심의 메모리반도체 기업이다.

낸드플래시가 주력이지만 D램까지 메모리 반도체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고 대규모 투자를 했다. 2019년엔 D램 사업 진출 계획도 발표하며 종합반도체업체(IDM)로의 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공격적이고 무리한 확장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됐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칭화유니의 부채는 4월 기준 70억1800만위안(1조2418억원)에 달한다.

파산의 표면적 이유는 무리한 확장이지만 이면엔 미국이 자금줄을 차단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칭화유니가 역외 자산을 처분해 중국 본토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실패한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중국 최초로 7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초미세공정 시스템반도체를 만들겠다던 HSMC도 결국 문을 닫았다. 또 중국 정부로부터 3조원을 지원받아 출범한 타코마 난징반도체도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파산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압박이 예상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메모리반도체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두 업체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지속적으로 공정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첨단 장비를 중국으로 들여오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미국 정부의 중국 때리기 기조가 유지되는 한 중국 내 생산라인의 시스템을 바꾸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경우 중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체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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