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메모리반도체와 더불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대만 TSMC가 파운드리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와 치열한 첨단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 3나노급 공정에서 뒤처지면 TSMC를 추격하는 일이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
■TSMC, 핵심 고객사 애플·인텔과 함께 본격적인 제품 테스트 진행
6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내년 하반기 최첨단 공정인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양산을 목표로 핵심 고객사인 애플·인텔과 함께 본격적인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 양산 계획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앞서 발표했지만 실제 제품 양산은 TSMC가 한발 앞설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올해 고객사와 시제품 테스트 등 협의 과정을 거쳐 내년 초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인텔에 반도체를 공급함으로써 2위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고 독주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인텔은 TSMC의 3나노 칩을 PC·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에, 애플은 태블릿PC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세계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은 TSMC 56%, 삼성전자 18%로 추산됐다.
■삼성전자, 전 세계 반도체 업계 최초 신기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적용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3나노급 공정을 기반으로 고객사 외연을 지금보다 더 키워야 한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전자가 3나노급 공정을 앞세워 TSMC와 파운드리사업 격차를 좁힐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TSMC가 3나노 공정에서 기존 반도체 설계기술인 ‘핀펫(FinFET)’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신기술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다.
GAA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최초 양산에 도전하는 차세대 반도체다. 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를 적용한 반도체는 핀펫 기반 제품과 비교해 더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나노 GAA 공정을 활용하면 7나노 핀펫 대비 칩 면적은 45%, 소비전력의 경우 50% 절감할 수 있다. 성능은 약 35%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자 설계 자동화'(EDA) 업체 시높시스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GAA 3나노 공정 '테이프아웃'에 성공했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가 완성됐다는 뜻으로 GAA 기반 3나노 반도체 설계를 완료해 생산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3나노 개발 경쟁의 경우 삼성전자도 이미 시험생산 직전의 칩 설계까지 성공적으로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중 삼성의 3나노 양산 목표가 순항하면 오히려 TSMC가 삼성발 경쟁 압박에 당황하는 반전이 연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TSMC와의 경쟁 구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TSMC도 2022년 3나노 공정 양산이 목표다. 다만 TSMC는 기존 핀펫 구조를 3나노까지는 유지할 예정이다. 양사가 3나노 양산에 들어갔을 때 GAA와 핀펫 구조 간 기술 격차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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