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전년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늘어났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배달앱 시장을 이끄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외형은 확대됐지만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시장 2강 체제를 굳힌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는 모두 전년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출혈경쟁으로 인한 영업비용이 늘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배민 매출액은 지난해 4조3226억원으로 전년대비 2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08억원으로 8.4% 줄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외주용역비 등 영업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의 작년 영업비용은 3조6819억원으로 전년대비 35.6% 늘었다. 이는 매출액 신장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 중 라이더 배달비 등이 포함된 작년 외주용역비는 전년대비 73.4% 늘어난 2조2370억원이 투입됐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1조881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전년대비 두 배 이상(137.5%) 늘어나면서 배민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지난 3월 월간 사용자 수(MAU)는 1037만613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월 대비 약 65.8%, 전월대비 약 1.2% 올랐다.
외형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도 늘어났다. 쿠팡이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77억원)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비용도 상승했다. 작년 쿠팡이츠 영업비용은 1조8603억원으로 매출액의 98% 수준이며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쿠팡이츠의 경우 쿠팡 내 성장 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월 26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성장 사업의 조정에비타 손실이 약 8606억원 발생했다고 알렸다. 올해 성장사업의 조정에비타 손실은 1조원에 다다를 전망이다.
쿠팡이츠와 배민의 무료배달 경쟁이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번지면서 비용 부담으로 확대됐다.(자료=각 사)
업계는 지난해 양 사의 과도한 무료배달 경쟁이 출혈 경쟁으로 번지면서 비용 부담으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한다.
쿠팡은 지난해 4월 와우 멤버십 구독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리는 대신 무료배달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쿠팡 멤버십 요금제 인상으로 이용자 다수 쿠팡 이용을 해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여전히 쿠팡과 쿠팡이츠 이용자는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서 배민은 알뜰배달의 배달비 무료 혜택을 기존 쿠폰 다운로드 후 적용하는 방식에서 자동으로 적용되도록 변경했고 구독형 멤버십 배민클럽 론칭과 함께 무료배달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본격 시행된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안으로 수익성 고민은 더욱 깊다. 양 사는 거래액(매출)에 따라 최저 2%에서 최고 7.8%로 차등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생안을 시행하고 있다. 거래액 기준 상위 35%는 수수료율이 7.8%, 35~80%는 6.8%, 하위 20%는 2.0%가 적용된다.
올해는 배달을 넘어 픽업 서비스에서도 격돌이 예상된다. 배민은 지난달 포장 주문 서비스를 픽업으로 리브랜딩하고 6.8%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배민 측은 “업주 입장에서 라이더 배달비가 없기 때문에 주민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쿠팡이츠는 포장 서비스 중개수수료를 내년 3월까지 무료 지원했다. 배민 픽업 주문 시 배달비는 적용되지 않지만 중개수수료 6.8%가 부과된다는 점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배달앱 호황이 정점을 지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배달앱 시장 둔화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소비자 주문이 꾸준히 늘어나야 배달 플랫폼과 업주 모두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출혈 경쟁보다 건강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