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의 명암..돌아온 호황기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오수진 기자 승인 2021.07.13 14:0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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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7000톤급 로팩스 [자료=한국조선해양]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조선업계에 다시 호황기가 들어섰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닥쳤다. 13년 만에 상반기 수주가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하반기 후판가격 인상으로 우울한 전망이 그려진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은 1088만CGT로 약 44%를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을 뛰어넘어 조선업계 호황기이었던 2008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친환경 연료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으로 전세계 발주를 모두 쓸어가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철강소의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해 후판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올 상반기 10만원 인상에 합의했으나 하반기에는 더 높은 가격을 두고 협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는 상반기 후판 가격을 톤(t)당 6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인상했다. 이번 하반기는 이보다 약 64% 높인 115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제조에 쓰이는 후판은 조선 원가의 20%나 차지해 조선업계는 부담스러운 눈치다. 최근까지 불황을 겪었던 조선업계에 후판 가격을 동결해왔던 철강업체를 이해하면서도 큰 폭의 인상에 당황스러워 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자연스럽게 선가도 상승하길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상승이 후판값 상승으로, 후판값 상승이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후판 가격이 오른다면 향후 실적에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외 조선사들이 확보한 건조물량이 제법 돼서 선별수주가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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