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지난달 5일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대해 애석함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LG전자는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7월 31일자로 MC사업본부가 맡은 모바일사업에서 철수 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모바일 사업 누적 적자가 5조원에 육박하는 LG전자가 롤러블 개발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했다.
■ 세계 최대 가전쇼 ‘CES2021’서 극찬 LG 롤러블폰
LG전자는 올해 1월 세계 최대 규모 가전쇼 ‘CES2021’에서 티저 영상을 통해 ‘LG롤러블’의 모델명까지 밝히면서 관심을 끌었다.
롤러블폰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옆으로 돌려 양손으로 측면을 거머쥐면 뒤쪽에 말려 있던 화면이 자동으로 슬라이딩하며 늘어나는 방식이다. 제품은 화면을 펼치기 전 6.8인치, 펼치면 7.4인치가 된다.
평소에는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영화 감상이나 문서작업 등 다중 작업이 필요하면 화면을 늘려 활용할 수 있다.
미국 유력 IT매체인 씨넷은 "CES에서 모습을 드러낸 LG 롤러블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극찬했다. 엔가젯은 "LG전자 롤러블폰이 삼성 갤럭시Z 폴드를 애타게 한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LG전자가 세계 최초 롤러블폰을 결국 출시하지 못하게 됐다. 모바일사업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롤러블폰 개발도 중단한 것이다.
LG전자는 현재까지 축적된 롤러블폰 기술은 내재화해 자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 Z롤(Roll)' ‘갤럭시 Z슬라이드’ 상표 출원
LG전자가 모바일사업을 철수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롤러블폰 관련 상표권을 유럽특허청(EPO)에 출원하며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24일 네덜란드 IT 전문매체 렛츠고디지털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롤러블폰으로 추정되는 '삼성 Z롤(Roll)'이라는 상표를 출원한 데 이어 'Z슬라이드(Slide)'의 상표를 추가 등록했다.
업계는 이름에 롤이 들어간 만큼 롤러블폰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롤러블폰은 화면을 돌돌 말았다 펼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스마트폰을 의미한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SID(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주최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슬라이더블'을 공개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슬라이더블은 평소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화면을 늘려 대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렛츠고디지털은 "삼성전자의 신규 롤러블폰 관련 특허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Z롤은 롤러블을 의미하고 Z슬라이드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슬라이드 형태의 스마트폰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 Z롤은 수평형으로 확장 시 더 큰 태블릿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가진 스마트폰이 될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Z슬라이드는 수직으로 확장되는 디스플레이를 가진 롤러블폰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롤러블폰 개발 관련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당시 렛츠고디지털은 삼성전자가 '갤럭시Z롤'이라는 롤러블폰을 개발 중이라며 S펜도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렛츠고디지털은 이 제품이 올해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에 집중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 등 폴더블폰 신제품을 8월 말 출시하는 것을 두고 논의 중이다.
IT전문매체 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 등도 "(롤러블폰) 출시 시점은 2022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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