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 빌딩·발전소 등 대체투자 7조5000억 손실 위기

조승예 기자 승인 2021.01.05 10:28 의견 0
증권사 해외 대체투자 부실·요주의 자체분류 규모 [자료=금융감독원]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호텔과 오피스 빌딩 등에 투자했다가 7조50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2개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총 864건으로 48조 원 규모다. 지난해 4월 말 기준 부동산에 23조1000억 원(418건)을, 지난해 6월말 기준 특별자산에 24조9000억 원(446건)을 각각 투자했다. 이 가운데 31조4000억 원은 투자자에게 재매각했고 16조6000억 원은 증권사들이 직접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의 해외투자는 주로 국내 운용사 펀드를 인수한 후 재매각 또는 보유하거나 역외펀드를 기초로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증권사가 재매각 목적으로 투자했으나 재매각하지 못한 상태로 6개월을 초과해 보유하는 투자 규모는 3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자체 점검 결과 '부실' 또는 '요주의'로 분류한 규모는 7조5000억 원이다. 해외 부동산이 4조 원, 해외 특별자산이 3조5000억 원이었다. 이는 전체 투자규모의 15.7% 수준이다.

'부실'은 원리금 연체 등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투자를, '요주의'는 원리금 연체 등의 발생 가능성이 상당한 투자를 말한다.

증권사 직접 보유분 16조6000억원 가운데 부실·요주의로 분류된 규모는 2조7000억 원이었다. 투자자 대상 재매각분 31조4000억원 중에서는 4조8조 원이었다.

특히 재매각분 4조8000억 원 중 역외펀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DLS의 부실·요주의 규모가 2조3000억 원이었다. 전체 DLS 발행액(3조4000억 원)의 68%에 달하는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독일 헤리티지 펀드 등에서 보듯 DLS 발행사가 투자 위험을 부담하지 않아 사전검증 절차가 미흡한 데서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증권사 자체 점검 결과 현지 실사 보고체계 미흡, 역외펀드 기초 DLS 발행 시 위험 검증 절차 미비 등 일부 업무절차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향후 역외펀드 기초 DLS의 실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모규제 회피 여부, 발행·상품심사 업무 실태 등 투자자 보호 절차의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대체 투자를 할 때 준수해야 할 내부통제, 위험관리 기준 등을 제시하는 모범규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추가 투자손실이 우려됨에 따라 부실 발생 규모 등에 대한 실태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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