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인치가 1억7000만원..삼성전자, 마이크로LED TV 공개

이상훈 기자 승인 2020.12.10 10:30 의견 0
삼성전자가 소자 하나 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무기물 자발광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했다. 이 TV는 110인치 1억7000만원으로 내년 1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 뛰어든다. 삼성전자는 고화질과 대화면을 모두 구현한 마이크로LED TV를 통해 자사 QLED TV는 물론 OLED TV가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 TV 시장까지 흡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자사 QLED TV를 앞세워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1위를 차지해왔다. 올해까지 14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다. 하지만 QLED TV는 2017년 출시 직후 줄곧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한 제품에 불과하다는 LG전자의 공격을 받아왔다. 자발광 소자를 사용하는 LG전자의 OLED TV에 비해 구조적으로, 화질적으로 취약하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하면서 그와 같은 논란은 사라질 전망이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TV다. 마이크로 LED의 RGB(Red, Green, Blue) 소자는 기존의 TV 디스플레이들과는 다르게 각 소자가 빛과 색 모두 스스로 내는 유일한 제품으로, 실제 사물을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색상을 경험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출시해 글로벌 B2B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마이크로 LED TV는 800만개가 넘는 각각의 RGB소자가 따로 제어되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아주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 LED TV는 무기물 소재를 사용해 유기물 소재와 달리 수명이 10만 시간에 이른다. OLED TV의 취약점이었던 번인(Buin-in)이나 화질 열화 걱정이 없다는 점도 마이크로 LED TV의 장점이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는 110인치 초대형 제품이다. 약 3.3제곱미터 정도의 크기에 마이크로 LED 소자가 800만개 이상 사용돼 4K급 해상도를 갖췄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에 대해 "반도체 사업으로 축적된 최고의 실장 기술도 접목됐다. TV에 보다 더 적합하도록 기존 제품 대비 더 촘촘하고 정밀한 소자 배열을 통해 110인치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110인치보다 더 작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QLED 8K에 적용된 퀀텀 프로세서(Quantum Processor) 기술을 기반으로 자발광 특성과 독자적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해 완성한 '마이크로 AI 프로세서(MICRO AI Processor)'를 사용해 보다 최적화된 영상의 디테일, 밝기, HDR(High dynamic Range)을 구현했다.

디자인 면에서도 콘텐츠와 스크린, 스크린과 벽의 경계를 없앤 '모노리스(Monolith) 디자인'을 적용하고 로고도 옆면으로 배치해 마이크로 LED에서만 구현 가능한 베젤 없는 대화면을 극대화했다. 사운드도 5.1채널의 자체 사운드를 통해 별도 외장 스피커 없이 생생하고 웅장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아레나 사운드(Arena Sound)'를 적용했다.

또한, 영상 속 사물의 움직임에 맞춰 사운드가 스피커를 따라 움직이는 삼성만의 차별화된 사운드 기술인 'OTS Pro(Object Tracking Sound Pro)'를 적용했다.

기타 장점으로는 110인치 화면을 50인치 화면 4개로 분리해서 볼 수 있는 '쿼드뷰 (4Vue)' 기능도 눈길을 끈다. 쿼드뷰 기능을 쓸 경우, HDMI 단자에 연결 가능한 모든 기기들을 따로 설정해 시청할 수 있어 뉴스, 스포츠, 인터넷 등을 보면서 동시에 게임 콘솔을 연결해 같은 화면에서 즐길 수도 있다. 50인치 TV 4대처럼 각각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은 아직 상당히 비싼 수준이다. 마이크로 LED TV 110인치의 출고가는 1억7000만원으로 12월 중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크기와 가격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한종희 사장은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마이크로 LED TV는 기존 TV와는 차원이 다른 혁신적 기술을 품은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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