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 증권사와 전·현직 최고경영자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자료=KBS)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이 업무 일부 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신증권은 반포 WM센터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게 문책 경고 또는 직무 정지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제재심 위원들은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등 3개 증권사 검사 결과 조치안의 대심 결과를 바탕으로 심의한 끝에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
기관 제재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에 대해 업무 일부정지와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대신증권은 반포 WM센터 폐쇄·과태료 부과 건의 처분을 받았다.
라임 사태 당시 근무한 김형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와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은 개인 제재 대상에 올랐다.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문책 경고'를 받았다. 현직인 박 대표는 이번 중징계로 연임 또는 은행장 도전 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논의에 앞서 위원들은 두 차례 제재심에서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과 증권사 측이 의견을 제시하는 대심 절차를 통해 양쪽 의견을 들었다. 내부통제 부실로 CEO 중징계까지 할 수 있느냐가 제재심의 핵심 쟁점이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박정림 대표, 윤경은 전 대표, 김형진 전 대표, 나재철 전 대표 등 4명의 증권사 전·현직 경영진에 '직무 정지' 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가 그대로 확정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 제재심에서 박 대표만 한 단계 감경됐다. 제재 수위가 떨어지긴 했으나 현직인 박정림 대표가 중징계 처분을 받으면서 KB증권에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임 권고나 직무 정지가 아닌 임원의 문책 경고까지는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이 아닌 금감원장 전결로 징계가 확정된다. 제재심은 금감원장 자문기구라 제재심 결론의 수용 여부는 금감원장의 결정에 달려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제재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기관 제재까지 확정돼야 임직원 제재의 효력이 발생한다. 개인과 기관 제재가 동시에 부과될 경우 금융위 정례회의 후 일괄 통보한다는 것이 관행인데 기관 제재는 금융위 의결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중징계가 통보돼 효력이 발생하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금융당국과 CEO 간 소송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DLF 사태 당시 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중징계(문책경고) 제재에 불복해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다.
한편 각자대표 체제인 KB증권의 경우 김성현 대표도 이번 제재심에서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김 대표는 라임 사태가 아닌 '투자 사기' 논란을 낳은 호주 부동산 펀드와 관련해 제재 대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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