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라임 사태’ 수사 속도..해외 유출자금·주요 피의자 소재파악 주력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0.31 11:38 의견 0
지난 29일 오후 ‘라임 사모펀드 사태’ 관련 판매사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 라임 사태 피해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검찰이 피해 추산 규모가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펀드 사기와 횡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락현 부장검사)는 최근 라임 펀드를 판매한 여의도 증권사들을 잇달아 압수수색하면서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8일 KB증권에 이어 30일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6월에는 라임 펀드를 대규모로 판매한 대신증권 반포WM센터의 장모 전 센터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장 전 센터장이 고객들에게 ‘연수익률이 8%이고 원금손실률이 0%에 가깝게 설계됐다’며 손실 가능성을 숨기고 2480억원어치의 펀드를 판매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현재 검찰은 라임의 국내 펀드를 판매한 다른 증권사들 역시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관련 단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의 최고경영자는 라임 사태와 관련해 이미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제재를 사전 통보받았다.

검찰은 라임의 국내 펀드 투자금 중 1000억원 이상이 해외로 빼돌려진 정황도 포착해 돈의 흐름과 용처를 수사 중이다.

대검찰청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은 라임의 ‘아바타 자산운용사’로 불리는 ‘라움자산운용이’ 2018년 10월 홍콩의 한 유한회사에 1억달러(약 1050억원)를 송금한 영수증을 최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7000만달러는 다시 호주의 한 법인으로 흘러 들어갔고, 나머지는 홍콩 계좌를 거쳐 이른바 ‘환치기’ 등 불법 외환거래로 국내로 도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검찰은 라임으로부터 약 3500억원을 투자받은 부동산 개발회사 메트로폴리탄의 실소유주 김모(47) 회장의 소재 파악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김봉현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 등을 통해 라임 사태의 ‘진짜 몸통’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현재 해외도피 중인 그는 라움자산운용의 모회사인 라움의 부회장을 지낸 바 있다. 라임 투자금 중 일부로 필리핀 세부에 있는 한 카지노 리조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검거하고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둔 상태이다. 경찰청을 통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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