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박병무 공동대표 (자료=엔씨소프트)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엔씨소프트 박병무 공동대표가 신규 IP(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주력 장르였던 MMORPG뿐만 아니라 슈팅과 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겠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12일 자사의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먼저 MMORPG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박 대표는 “새로운 유저 경험을 담은 게임보다 리니지라이크가 계속 나와서 유저들이 식상한 부분이 있어 크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보다는 기존의 방식을 답습해온 결과라는 자성의 표현이다.

그는 “과거 ‘아이온’과 ‘블레이드 & 소울’을 냈을 때 시장 규모가 성장했던 것처럼 새로운 유저 경험을 담은 MMORPG가 나온다면 상당한 대기수요가 있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출시를 통해 아직 해외에 MMORPG 대기수요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잠재 유저는 많이 있지만 신작도 별로 없고 글로벌 출시가 가능한 개발사도 몇 군데 없다는 것이다.

또한 주력 시장인 한국·대만 시장과 북미·유럽 시장에서 잠재 유저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나 선호하는 콘텐츠 및 게임성 등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아이온2’의 경우 한국·대만 지역에 먼저 출시하고 서구권 시장은 ‘TL’의 교훈을 잘 살려 변형을 거친 뒤 출시할 계획이다.

신규 IP 발굴과 관련해서는 투자 및 퍼블리싱 계약과 M&A 등 2가지 축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먼저 투자 및 퍼블리싱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해외 게임사 2곳 및 국내 2곳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투자된 비용은 약 600~700억원 수준이다. 서브컬처·슈팅·액션 RPG 장르를 중심으로 올해도 유사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M&A의 경우 아직 가격차가 상당히 있어 가시적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기본적으로 게임에 중요도를 두고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장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슈팅이라는 큰 범주 내에서 세부 장르가 다른 다양한 게임들을 출시함으로써 하나의 클러스터를 형성해 이들 간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엔씨 아메리카를 보강했고 동남아시아 조인트벤처 설립도 진행한 상태다. 이후 유럽과 서남아시아 지역 조직을 보강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발생했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새벽이 오기 전이 제일 어두운 것처럼 지금이 가장 어둡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본으로 돌아가 게임성을 높이고 폴리싱과 효율적 마케팅에 힘쓰고 적절한 기회를 마련해 게임에 대해 좀 더 소통하고 공개하며 평가를 받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