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3.0% 동결..“환율 변동성 고려”

윤성균 기자 승인 2025.01.16 13:24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3.00%로 유지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리스크(위험) 확대로 성장의 하방 위험과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며 “국내 정치 상황과 주요국 정책 변화에 따른 경제전망·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은의 이번 결정은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이후 미국 물가·시장금리 상승 기대 등을 업고 뛰기 시작해 같은 달 중순 1410원 선을 넘었다.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오름폭이 커져 연말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 1480원을 돌파했다.

새해 초에도 국내 탄핵 정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강달러 전망 등과 맞물려 1450~1470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추가로 낮아지면 달러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1500원을 웃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움직임도 동결 결정의 주요 근거가 됐다.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로 3.9%를 제시했다. 지난해 9월 전망치(3.4%)보다 0.5%p나 높아진 것으로 현재 금리 수준(4.25∼4.50%)을 고려하면 올해 당초 예상한 네 번이 아니라 두 번 정도만 더 내리겠다는 뜻이다.

이후 예상보다 높은 고용·물가 지표 등을 바탕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이치뱅크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올해 아예 연준의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외 경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통화 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변화, 국내 정치 상황, 그리고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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