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LG화학이 올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을 만회할 전망이다. 배터리 부문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타격을 입었지만 석유화학 부문은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 증가로 반등 신호탄을 쐈다. 하반기 동반 성장은 미국의 AMPC(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규모 증대와 중국의 회복세 지속에 달렸다.
10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2분기 영업익 4852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8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은 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앞서 LG화학도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이구환신(신제품 교체) 정책에 따른 수요 개선으로 이 기간 석유화학 흑자전환을 전망했다.
당시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는 “석유화학 제품은 2분기부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했다”며 “특히 중국의 자동차와 가전 등 ABS(고부가합성수지) 사업 중심으로 수요 파급 효과가 기대돼 분기를 거듭할수록 경영 성과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BS 마진은 1분기 톤당 180달러에서 2분기 톤당 230달러로 상승했다. 지난 5월 중국 자동차 및 가전·오디오 판매도 각각 전년보다 1.4%, 7.0% 뛰었다. 해당 제품 소재에 쓰이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LG화학이 실적 상승을 누릴 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바닥을 찍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9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줄었다. 이 중 AMPC 세제 혜택은 4478억원으로 이를 빼면 2525억원 적자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경쟁 격화에 따른 수요 둔화로 판매량 성장세가 기존 예상 대비 크게 하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 배터리의 영업이익은 2097억원 적자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LG엔솔, AMPC 규모 상승세..LG화학, 中이구환신 긍정적 효과 기대
앞선 2분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모두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피어오른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적자를 면하게 했던 AMPC 수혜폭 확대로 턴어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281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272.8%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전기차 업체들이 지난 1분기까지 재고 소진을 한 점과 하반기 대규모 신차 출시를 예고한 점도 실적 청신호를 켠다.
현대자동차·기아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국내 배터리 3사 제품을 탑재한 다수의 신차가 올해 3분기 이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AMPC 규모는 3분기 5390억원에서 4분기 7550억원으로 확대되고 내년에는 총 5조1043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미국 시장 내 배터리 출하량 증가로 AMPC 4478억원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개선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사들의 신규 모델 출시가 확대돼 상반기 대비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LG화학의 경우 전세계 수요 침체 속 중국 경제 활성화 조짐으로 급반등은 아니더라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구환신 정책 효과가 서서히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화학 업황 개선에 분명히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부양과 이구환신 정책에 따른 내구재 수요 회복에 근거해 석화 업황은 상반기를 바닥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며 “올 10월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자발적 감산 규모 축소(실질적 증산)로 유가 하방 압력이 높아진다는 점도 화학 업황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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