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의 시선] 백종원 유명세 말고 본질, 더본코리아 신뢰 회복해야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6.21 07:00 의견 0

서재필 산업국 생활경제부 기자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요즘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 이야기로 시끌시끌하다. 상장심사 등을 앞두고 브랜드 신뢰성과 일관성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초 IPO 시장 진입 기대감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탔다. 그러나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 예상매출액 과장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상장 역사는 흡사 흑역사다. 외식업이 80% 가까이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상 경기 흐름에 영향을 타기도 쉽다. 유행처럼 번져 우후죽순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사람이 직접 관리하다 보니 언제 어디서 어떤 리스크가 발생할 지 모른다.

그런 와중에도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인 메뉴와 맛을 매뉴얼화한 회사가 바로 더본코리아다. 그만큼 안정성 측면에서 수준 높은 시스템을 갖췄다는 이야기다. 그런 더본코리아에서 가맹점주와의 마찰이 생겼다.

최근 더본코리아는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연돈볼카츠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액 및 수익률을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가맹점주협의회 내 일부 가맹점주는 금전적 요구까지 하며 협박했다는 내용도 알렸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측도 즉시 반박문을 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와의 대화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수익률과 원가율을 과장했고 금전요구는 사실관계 조작이라는 주장이다.

더본코리아가 자사 브랜드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 예상매출액 과장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자료=연합뉴스)

양 측의 입장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과 옳고 그름의 판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몫이다. 다만 우리는 왜 이런 사태들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까지 논란을 겪고 있는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본래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파생된 미국과 달리 기형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 본사는 브랜드 사용권과 운영 매뉴얼을 가맹점에 제공한다. 가맹점은 이를 기반으로 영업하며 나온 수익의 일부를 로열티로 본사에 내어주면 된다. 맥도날드는 4%, 던킨도너츠와 타코벨은 5~6%대 로열티를 책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수익구조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다. 로열티를 비롯해 식자재, 필수품목, 심지어 인테리어까지 포함된다. 최근까지만 해도 마케팅에 투입되는 판관비마저 가맹점들에게 걷으며 공정위가 나서게 만들었던 프랜차이즈 업계다. 이러니 예상매출액 산정에서 본사와 가맹점주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교육기간도 너무 짧다. 전세계 약 4만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가맹점 하나를 내어주더라도 1년 6개월간의 교육 기간이 소요된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오픈을 위해 점주를 교육하는 데 평균 세 달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전 백종원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서 홍콩반점 매뉴얼을 본 적 있다. 상당한 분량이었다. 이는 요리 과정은 물론 동선을 고려한 홀과 주방 배치까지 하나하나 백종원 대표의 노하우가 담겼다.

짧은 교육기간 탓에 점주들은 매뉴얼 숙지도 못한 상태로 영업에 투입된다. 또 영업에 투입된 점주들은 매뉴얼을 그때그때 들여다보지도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간다. 이는 곧 브랜드 훼손과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 공생이 아닌 공멸 관계만 되는 셈이다.

가맹본부들의 고민도 바로 이것이다. 한 가맹본부 관계자는 점주 관리가 가장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슈퍼바이저를 매번 보내는 것도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이 나오지 않고 점주 입장에서는 감시당하는 느낌을 받아 불쾌함을 토로하고 있어 이 마저도 눈치가 보인다”는 말이 기억난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이슈가 더본코리아 상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대하는 기업가치 4000억원대 평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로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에게 얼마나 솔직하지 못했는지를, 가맹점주들은 얼마나 가맹본부를 불신하고 그들이 체계화한 노하우를 무시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프랜차이즈의 기업가치는 얼마나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판가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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