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하나카드가 지난 1분기 4대 금융그룹(우리·신한·하나·KB국민) 소속 카드사와 삼성카드 중 가장 높은 실적 성장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따른 연체율 우려 속 국내외 취급액과 연회비 수익을 증가시킨 결과로 보이나 주력 상품인 해외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은 경쟁사 진출이 본격화되며 감소했다.
30일 하나금융그룹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YoY) 202억원 증가해 164.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746억원을 달성하며 206%(YoY) 성장해 4분기 연속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카드업계는 하나카드의 취급액과 연회비 수익이 늘어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카드의 1분기 전체 취급액은 21조5779억원 3%(YoY) 상승했다.
특히 해외 매출은 9000억원을 달성해 28.6%(YoY) 성장했는데 업계 최초로 출시해 주력 상품이 된 해외 체크카드 ‘트래블로그 카드’가 해외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주요 카드사들이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 연이어 참전하며 하나카드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하나카드의 해외 매출액은 성장한 반면 지난 3월 개인 체크카드 월간 해외 결제 점유율은 33.89%로 전월(40.21%) 대비 6.32%포인트 급감했다.
줄어든 시장 점유율이 후속 주자에게 나눠지고 있는 가운데 신한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성장이 매섭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개인 체크카드 월간 해외 결제 점유율은 6.06%포인트 증가한 26.26%를 기록해 하나카드의 뒤를 바짝 쫓았다. 지난 2월 출시한 '신한SOL(쏠)트래블'이 연 2회 전 세계 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을 내세워 2달 만에 가입자 50만 명을 돌파한 영향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의 추격도 남다르다. 국민카드는 이달 돼서야 ‘KB국민 WE:SH Travel’을 선보이며 해외 체크카드 경쟁에 나섰다. 국내 일상 할인과 각종 교통 할인을 추가해 출시 4일 만에 10만 장 이상 발급되며 하나와 신한의 양강구도에 긴장감을 더했다.
신한과 국민의 해외 체크카드의 가파른 성장은 라운지와 교통 등 여행 특화 혜택을 강조한 덕으로 보인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진행한 ‘해외 특화 카드 중요한 요소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6%는 해외여행 특화 혜택을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해외 수수료 면제 여부를 중요하게 여긴 비율은 21%로 나타났다. 디자인, 카드사, 국내 혜택은 각각 11.8%, 9%, 7%로 집계됐다.
카드업계는 해외 체크가드 이용자들이 여행과 환전에 있어 가성비를 중요히 생각해 관련 혜택과 수수료 면제 여부를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로 고른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카드는 바짝 쫓아온 경쟁사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트래블로그 카드를 재정비하고 있다. 이달 초 환율 100% 우대 대상 통화를 41종으로 확대했으며 지난 18일 트래블로그 카드에 연결 가능한 계좌를 전 은행 대상으로 넓혔다.
이어 트래블로그를 이용하는 고객 간 무료 외화 송금 기능을 추가했다. 외화 송금을 위해서는 수취인의 영문 성명과 외화 송금 은행 코드, 계좌 번호 등 확인 사항이 많고 처리 기간도 3~4일 가량 소요됐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고객 간에는 상대의 전화번호만 알고 있으면 무료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시행해 외화 송금 관련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석 하나카드 디지털글로벌그룹 그룹장은 “외화송금의 패러다임을 바꿔 환전과 외화송금을 트래블로그가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 연결 계좌를 전 은행으로 확대하고 무료 외화 송금 서비스를 출시해 해외여행 서비스를 강화했다”며 “소비자가 여행 특화 혜택, 해외여행 관련 수수료 면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 만큼 편의성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과 1위 자리를 견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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