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상장할까 합병할까.. 뷰티사업 강화 이유

올리브영, 지난해 매출 3조원 전망..기업가치 5조원대로 상승
투자업계 “IPO 사실상 철회.. CJ그룹 자회사 편입 가능성 높아”
관계자 “아직 정해진 것 없어”.. 기존 사업 강화 위해 조직 개편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3.08 09:55 | 최종 수정 2024.03.08 11:20 의견 1

올리브영이 지난해 3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자료=씨제이올리브영)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최근 씨제이올리브영의 조직 개편이 마무리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올리브영 성장세를 이끈 이선정 대표가 올해도 대표직을 연임하게 된 데 이어 지난 4일 실무진 조직 개편도 마무리됐다.

올리브영은 지난해부터 CJ그룹 내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확장과 온라인 컨텐츠 확대 등으로 지난해 매출 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IPO 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분분하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현재 기업가치는 5조원 규모로 평가된다. 지난 2020년 프리 IPO를 준비하던 당시 1조 8000억원으로 평가됐던 것과 비교하면 4년새 3배 이상 가치가 상승했다. 지난해 공정위 과징금 리스크를 벗어난 이후 기업가치는 더 상승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리브영은 CJ그룹이 지분 51.15%를 확보하고 있는 종속기업이다. 2019년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와 인적분할한 이후 이선정 대표가 지휘하면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점포 수도 가맹점과 직영점을 포함해 전국 1336개로 확장됐다.

올리브영 측은 "추후 업황과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정 씨제이올리브영 대표(자료=씨제이올리브영)


올리브영,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모범답안’.. 합병 가능성은

투자업계에서는 올리브영 IPO가 사실상 철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러 증권사 연구원들은 CJ그룹 내 경영승계에 필요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현금 창출이 원활한 올리브영에 대한 선택이 올해 안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 사례 ‘모범답안’으로 지목하면서 올리브영을 CJ그룹 내로 합병할 것이라는 의견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CJ와 올리브영의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CJ가 올리브영 지분을 100%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계열사들의 중복상장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

최근 CJ 그룹 자회사들이 실적 부진을 깨고 올해 턴어라운드가 점쳐지는 가운데, 올리브영을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할 자금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증권가에서는 올리브영이 CJ그룹에 합병된다면 CJ 주가가 30% 뛸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 H&B 사업 강화와 PB 해외시장 안착에 중점

올리브영 측은 IPO 상장 혹은 CJ그룹과의 합병보다 올리브영 성장세를 지속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규 브랜드 발굴을 통해 H&B 사업 내실을 다지는 것을 우선 순위로 뒀다.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내부 조직개편과 함께 글로벌 사업과 관련한 인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했다.

먼저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위한 글로벌 커머스 사업부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부에서는 일본 플랫폼과 마케팅 제휴를 추진한다. 또한 PB 웨이크메이크를 해외 유통 채널에 입점시키고 세일즈를 확대할 리테일 사업팀도 마련했다.

또한 신규 브랜드를 적극 발굴하고 올리브영 온-오프라인 옴니채널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면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전략에 중심이 되는 것은 올리브영이 지난 2월 발표한 상생경영안이다. 올리브영은 올해부터 3년간 총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하는 상생경영안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펀드를 통해 적용 받는 감면금리는 연 2.39%포인트로, 대출금리가 최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기업당 최대 한도인 10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간 2400만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

이는 2019년 무신사의 투자 전략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무신사는 지난 2018년 무신사 파트너스를 출범시킨 후 성장가능성 높은 브랜드에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여러 투자사로부터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앞서 올리브영은 지난해 씨제이인베스트먼트, 신한 캐피탈, CJ대한통운과 출자해 설립한 신한-씨제이 기술혁신펀드 제1호를 운영하며 유망 브랜드를 찾는 안목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조성하는 올리브영 상생펀드는 올해 대상 기업을 연 100개사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토종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는 성공모델을 확산하여, 화장품이 대한민국 대표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K뷰티 산업의 글로벌 전성기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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