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의 ‘넘버원 디지털금융그룹’ 도약, ‘임베디드 금융’ 성과에 달렸다

양종희 회장, 그룹 중장기 목표 ‘넘버원 디지털금융그룹’ 제시
‘넘버원 금융 플랫폼’ 역량..“고객 일상 촘촘히 스며들겠다”
‘임베디드 금융’ 전략 추진..기존 폐쇄적 플랫폼 전략과 다른길
양종희·이재근 “임베디드 금융시장 선점하자” 한 목소리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1.12 07:00 | 최종 수정 2024.01.12 16:46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금융그룹이 그룹 중장기 목표로 ‘넘버원 디지털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제시했다. 윤종규 전 회장 시절 다져놓은 ‘넘버원 금융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일상에 스며드는 디지털금융그룹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KB국민은행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임베디드 금융’의 성과가 넘버원 디지털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자료=각사)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그룹의 중장기 지향점으로 ‘평생금융파트너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No.1 디지털금융그룹’을 제시했다.

KB금융이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플랫폼 전략의 일환으로 ‘넘버원 금융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삼기는 했지만 중장기 목표로 ‘디지털금융그룹’을 제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통적인 금융 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디지털기업으로서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윤종규 전 회장이 3기 경영을 시작한 2021년 이후 ‘넘버원 금융플랫폼 도약’을 강조했다. 이후 그룹 대표앱인 ‘KB스타뱅킹’의 역할을 확대해 계열사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모으고 빅테크 수준의 서비스 확장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21년 10월 KB표 ‘슈퍼앱’의 시작을 알리는 ‘뉴 KB스타뱅킹’이 출시됐다. 기존에 10여개 앱에 흩어져 있던 뱅킹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묶고 증권·카드·보험 등 6개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인앱 브라우저’ 방식으로 연결했다.

개편 이전 900만명에 못미쳤던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는 개편 후 시중은행 뱅킹앱 최초로 1000만명을 돌파했고 최근 1200만명대로 올라섰다.

이제 KB금융과 국민은행은 명실상부 금융권의 대표적인 금융플랫폼이 된 KB스타뱅킹을 활용해 ‘임베디드(내장형) 금융’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중개하고 재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는 최소화하고 자사의 모바일뱅킹앱인 KB스타뱅킹 육성에 집중했던 국민은행의 기존 플랫폼 전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과정에 빅테크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에 신용대출 상품을 입점하며 제휴 사업에 물꼬를 텄다. 지난 9일 대환대출 대상이 주택담보대출로 확대됐을 때도 카카오페이를 통해 국민은행 주담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경쟁사인 다른 은행에 비해서는 여전히 제휴 사업의 폭이 좁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으로서는 유일하게 예적금·대출상품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며 제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와 쿠팡와 손을 잡고 전용 통장 개설 등 혁신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민은행은 이번 조직개편 때 기업고객그룹 내 ‘임베디드영업본부’를 신설했다. 외부 플랫폼기업과의 제휴·협업을 통해 다양한 뱅킹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베디드 뱅킹을 확산하겠다는 계획에서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나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제휴 대상 기업을 금융·비금융 사업자까지 확대해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큰 틀에서의 계획이 그려진 상태다.

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금융상품과 서비스 기능 API형태로 모듈화해 어떤 플랫폼에도 고객 맞춤형으로 탑재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비대면 채널 영업방식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며 고객의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하기 위한 임베디드 금융 확대에 심혈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도 “KB의 모든 서비스가 고객의 일상 속에 촘촘히 스며들 수 있는 강력한 KB만의 금융 플랫폼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KB스타뱅킹을 KB금융그룹의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1등 비금융 플랫폼들과의 전략적 제휴 및 금융 서비스 연계를 통한 ‘임베디드 금융’ 시장을 선점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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