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건설업 유동성 여파 속 선방한 배경
4분기 말 부채비율 90.9%…현금성 자산은 2조원
리스크 적은 사업에 대한 보수적인 대응 전략 고수
하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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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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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DL이앤씨가 건설업계 유동성 여파 속 상대적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DL이앤씨 부채비율은 90.9%다. 지난해 9월 기준 현금성자산은 2조39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1조3287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앞서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은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의한 공동관리철자(워크아웃)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태영건설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한 후 취해진 조치다.
워크아웃은 채권 금융기관이 거래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경쟁력을 강화해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제고시키는 제도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에 따르면 이번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연대보증 채무 규모는 9조5000억원이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가 2조5000억원 정도라고 주장했다.
DL이앤씨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 PF 보증 규모가 5443억원이다. 4분기말 기준 도급 PF는 자체 사업의 후순위대출 신용공여로 3150억원 정도다. 같은 기간 순현금은 1조1000억원 수준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PF)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내부 유동성으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며 “건설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유동성 문제는 DL이앤씨에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DL이앤씨는 영업이익 5000억원은 벌 수 있는 체력”이라며 “주택 매출액이 다소 감소할 수 있지만 마직 개선 여지가 있으며 플랜트 부문에서의 실적 증가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DL이앤씨 측에서는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사업성과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검토해온 결과 유동성 문제 대응 여력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수주가 많지는 않았지만 수익성이나 안정성이 높은 사업들을 수주해 리스크가 적었다는 것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건설 호황기에도 사업성 위주의 수주를 해왔고 시행사에 대한 신용공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타이트하게 관리해왔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사업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고 재무안정성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시장 전체에 유동성 문제 관련 충격이 오더라도 DL이앤씨와 같은 부채 비율이 낮은 대형 건설사들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건설사 전반이 향후 DL이앤씨와 같은 사업 방침을 추구할지는 알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DL이앤씨와 같은 대형건설사 몇 곳은 자기 부채 비율을 높여 유동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면서도 “중소건설사 같은 경우는 신용 보강을 통해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유동성을 스스로 확보하고 있는 건설사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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