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해외 확장 제동 걸리나..문창기 회장 단독 VS 영입 고심

6개월새 대표 2명 잇단 사임..새 대표 선임 여부 불투명
3인 각자 체제서 올해 이석장·권익범 대표 6월·12월 퇴임
이디야 "일신상"..신사업·해외사업·IPO 등 결과 반영 추정
단독체제·조직개편..이르면 차주 새 대표 선임 여부 결정
괌 1호점 곧 개점..美 본토 시장 개척 교두보 역할

최정화 기자 승인 2023.12.19 11:30 | 최종 수정 2023.12.26 13:59 의견 0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이디야가 지난 6월부터 6개월 사이 두 대표이사가 연달아 사임하면서 1년 6개월 만에 3인 체제에서 문창기 회장 단독체제로 복귀했다. 양 대표 사임의 실질적 배경과 향후 새 대표 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지난 4일 권익범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퇴임한 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권 대표가 자리를 떠난 지 불과 10여일 만이다.

이석장 전 대표가 올해 6월 개인적인 사유로 사의를 표한지 6개월 만에 권 대표마저 일신상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는 1년, 권 대표는 1년6개월 만에 대표자리에서 내려와 두 사람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디야 사내이사 임기는 통상 3년이다. 더구나 양 대표는 개인적 사유라고만 전할 뿐 구체적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권 대표는 유통·마케팅·구매 전문가로 GS리테일 전략부문장 전무와 MD 본부장을 거쳐 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 호텔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해 7월 이디야에 영입돼 유통영업과 해외사업전략 등을 이끌었다. 그는 해외 MF 계약과 커피 산지 에티오피아와의 구매 계약 등을 추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기획조정실 임원과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 출신인 이 대표는 기업 경영 전략 컨설팅 전문가다. 이디야 합류 후 수익 다각화와 해외 사업에 힘썼다.

■ 문창기 이디야 회장, 이석장·권익범 대표와 결별 왜?

문 회장은 지난해 6월과 7월 연이어 이 대표와 권 대표를 영입한 후 그의 숙원인 해외사업 진출 등을 본격화하며 제2 도약에 나서는 분위기였다.

문 회장은 올해 1월 괌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북미 지역에도 매장을 확대해 전 세계에 K-커피를 알리고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8월에는 경기도 평택시 이디야 드림팩토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 회장은 괌 1호 매장 오픈 계획을 공식화하고 "동남아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마스터프랜차이즈(MF) 형태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커피로 전 세계를 누빌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가맹 사업도 지난 4월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최초로 3800호점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던 상황이라 업계는 권 대표 사임이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물론 이디야는 커피 프랜차이즈 중 국내 점포수 1위 브랜드이고 문 회장이 18년간 3050호점을 이끌어왔다.

일각에서는 이디야 정체성 확립을 비롯해 신사업과 해외사업, 기업공개(IPO) 재추진 등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자리에서 물러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저가 커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던 이디야는 현재 정체성이 모호한 상태다. 메가커피 등 초저가 커피 브랜드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저가형도 프리미엄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이 된 것이다.

IPO 재추진 관련 작업도 진전이 없다. 아예 상장 계획을 접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 회장은 지난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 IPO를 시도했으나 가맹점주들의 반대 등으로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단독체제 전환 이유로 경영승계 시나리오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하지만 문 회장이 아직 60대 초반인데다, 자녀들도 20~30대로 승계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문 회장의 장남 문승환씨는 이디야 지분 6%, 차남 문지환씨는 2%를 보유하고 있다.

문창기 회장 단독체제로 전환한 이디야커피 (자료=이디야커피 홈페이지)

■ 단독체제·조직개편 단행..새 대표 영입 여부 미정, 이르면 연내 결정

다시 권 회장 단독체제로 돌아간 이디야는 기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쇄신을 위해 조직개편에 나섰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조직 체계성을 높이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부서 중복기능 통합과 기능별 재배치를 통해 업무별 연계 효과를 높이고 가맹점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수익성과 성장 균형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이디야커피는 운영혁신팀을 신설해 가맹점 매뉴얼 고도화와 매출활성화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혁신사례를 적용해 실질적인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 CSR실도 신설해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배치할 예정이다.

운영혁신팀장과 CSR 실장 모두 내부 인사로 가맹사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경영지원본부 산하 재무팀을 재무부로 승격해 재무부장에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디야 관계자는 “새 대표 선임이 빠르면 내달 중 결정될 예정이나 아직까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디야는 괌 1호 매장을 조만간 오픈할 예정이다. 괌 매장은 2008년 이디야 중국 매장 철수 후 다시 개점하는 첫 해외점포로 마트 내 샵인샵 형태인 가맹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디야는 괌 매장을 미국 본토 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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