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안 시행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이중가격제가 확산되고 있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배달앱 상생안 시행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이중가격제가 확산되고 있다.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가맹점 부담이 늘어 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청이 쇄도한다는 이유에서다.

18일 이디야커피는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품에 배달전용 판매가를 적용한다. 배달 플랫폼 가격을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조 음료는 300원 올리고 베이커리나 RTD 음료(용기에 담은 제품) 등은 500원 인상한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시장환경 변화와 배달수수료 인상 등으로 인해 가맹점 운영 부담이 가중되어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 장기적인 품질 유지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부득이하게 배달전용 판매가를 별도 운영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KFC, 파파이스, 맥도날드 등 버거 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배달앱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에 100~1000원 가량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9월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 서비스의 가격을 분리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상관없이 가맹점에서 배달 판매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맘스터치는 최근 48개 가맹점에서 배달 상품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매장별로 인상 폭은 다르지만 배달 메뉴 가격이 평균 15%가량 올랐다.

맘스터치 본사는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돌아설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청이 쇄도했고 가맹점의 개별 가격 정책을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역시 본사 차원에서 배달 가격 인상 검토 대신 자사몰로 고객을 유인해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여전히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앱 이용자 수가 월등히 많은 탓에 가맹점 차원에서의 배달앱 가격 인상을 막을 수 없는 상태다.

굽네치킨 수도권 일부 가맹점은 대표 메뉴 고추바사삭을 1000~3000원 인상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식업 점주 502명은 배달앱 수수료를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더 나아가 이에 따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한 점주의 47.6%는 판매 가격을 인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34.8%는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앱에서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이중가격을 도입했다. 또한 34.8%는 최소 주문 금액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본격적으로 배달앱 상생안을 시행하고 있다. 상생안은 거래액(매출)에 따라 최저 2%에서 최고 7.8%로 차등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거래액 기준 상위 35%는 수수료율이 7.8%, 35~80%는 6.8%, 하위 20%는 2.0%가 적용된다.

배달앱 업체들은 “차등 수수료 도입으로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업주 부담은 낮아졌지만 배달료 인상과 함께 이중가격제 도입으로 주문 가격도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만 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