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 2024년 실적(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장기화되고 있는 고물가 기조에 패션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이상고온으로 아우터 소비가 줄면서 아웃도어 업계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매출 상위 브랜드 10곳 중 7곳이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여전히 노스페이스가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정통 아웃도어들의 부진으로 시장 전체 매출 규모도 줄어들었다.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전년대비 4.3% 신장한 1조1090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노스페이스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다양한 히트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업계 리딩 브랜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신제품들도 실적 견인에 한 몫 했다. 이번 겨울 시즌에도 고유의 헤리티지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경량성, 신축성 및 보온성을 강화한 클라우드 눕시 다운 재킷을 비롯해 여성용 노벨티 눕시 다운 재킷, 여성용 노벨티 눕시 디테쳐블 다운 재킷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해해 1조109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자료=영원아웃도어)

아웃도어를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한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더네이처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역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린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내셔널지오그래픽는 각각 전년대비 7.5%, 7.8% 줄어든 4730억원, 435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아웃도어는 물론 패션·의류업계 전체가 지난해 내수 침체와 이상고온 여파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비우호적 날씨 영향으로 아웃도어 업계는 3~4분기 성수기 실적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고가의 아웃도어 의류나 용품은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기 쉬워 구매를 망설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암울한 연말연초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소비는 더욱 위축됐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 가을이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 바람막이와 가벼운 아웃도어 자켓 등 아이템 판매가 부진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한파가 예상됐지만 내려앉은 연말 분위기에 소비도 위축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정통 아웃도어들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K2(4위)는 전년대비 8.8% 감소한 매출 392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블랙야크(8위)는 전년대비 11.7% 감소한 2990억원 매출로 10개 브랜드 중 매출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다르게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해외 프리미엄 아웃도어 성장세는 돋보였다. 이는 기존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경쟁력 약화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에서 건너온 스노우피크는 감성코퍼레이션의 의류 기획력과 전속 모델 박규영을 앞세운 TV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스노우피크는 지난해 전년대비 32% 신장한 235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재용 패딩으로 입소문을 탄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의 지난해 매출은 1710억원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아크테릭스 글로벌 본사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살펴보면서 국내 직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