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NC)의 AI 진심 행보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엔씨(NC)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을 선보이며 국내외 IT업계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국내 게임사 최초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VARCO(바르코) LLM’을 공개했다. ‘VARCO’는 “AI를 통해 당신의 독창성을 실현하세요(Via AI, Realize your Creativity and Originality)”라는 의미를 가진 엔씨(NC) AI 언어모델의 통합 브랜드 명칭이라는 설명이다.
‘VARCO’ 브랜드로 운영되는 자체 언어모델(LLM)의 종류는 기초 모델(Foundation), 인스트럭션 모델(Instruction), 대화형 모델(Dialogue), 생성형 모델(Generative)로 나뉜다. 각 LLM은 매개변수(Parameter)의 규모에 따라 성능이 구분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엔씨(NC)는 개인과 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소형-중형 규모의 한국어 전용 ‘VARCO LLM’을 우선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엔씨(NC)가 직접 선별한 고품질 데이터를 위주로 학습해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엔씨(NC)에서 서비스하는 모델들은 국내 기업 최초로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Amazon SageMaker JumpStart)를 통해서 배포된다.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는 기초 모델, 기본 제공 알고리즘과 사전 구축된 머신러닝 솔루션이 포함된 머신러닝 허브다.
엔씨(NC)는 한국어와 영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언어(bilingual) 모델도 이달 안에 선보일 예정이며 이후 순차적으로 규모별 언어모델을 종류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씨(NC)는 ‘VARCO LLM’ 기반 생성 AI 플랫폼도 선보인다. 이미지 생성툴(VARCO Art), 텍스트 생성 및 관리툴(VARCO Text), 디지털휴먼 생성 및 편집, 운영툴(VARCO Human)이다. 생성 AI 플랫폼 3종은 ‘VARCO Studio’라는 명칭으로 서비스된다. ‘VARCO Studio’는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획과 아트 등의 분야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엔씨(NC) 측은 밝혔다.
엔씨(NC)는 ‘VARCO LLM’을 기반으로 디지털 휴먼, 생성형 AI 플랫폼, 대화형 언어모델 등 다양한 AI 연구와 사업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교육, 금융, 바이오 분야 등의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전문지식을 결합한 도메인 전용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이제희 CRO(최고연구책임자, Chief Research Officer)는 “VARCO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한 크기의 한국어 언어모델 대비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중언어모델의 경우, 29일 공개 예정이며 9월부터는 대화형언어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생성AI를 기반으로 한 엔씨만의 색깔이 가미된 것들도 다음달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마존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자체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글로벌로 하는 곳이다 보니 VARCO를 보안적으로 고객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과 어디서든지 쉽게 VARCO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 등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VARCO와 관련해 향후 협업할 수 있는 세일즈 포인트도 있다고 고려해 파트너로 선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 AI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기술력 집약 ‘디지털 휴먼’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조직을 꾸리고 300여 명의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AI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엔씨(NC)에 따르면 IP 개발, 미래 신기술 확보 등에 R&D 역량을 집중하면서 2020년~2022년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엔씨(NC) 국내 최대 규모 ‘AI 연구개발(R&D) 챌린지’에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입상 후 지난해 최종 1위에 오르며 국내 최고 수준의 ‘비전 AI’ 기술력을 증명했다.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는 국내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 챌린지 경진대회로, 엔씨(NC)는 AI 센터 산하 비전 AI Lab으로 출전했으며 팀명이 바로 ‘VARCO’였다.
엔씨(NC)는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를 통해 축적한 ‘사람, 사물, 문자’ 인지 기술을 사람과 자연스러운 인터랙션이 가능한 ‘대화형 디지털 휴먼’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 3월, 엔씨(NC)는 자체 AI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2023’에서 ‘프로젝트M’의 트레일러를 통해 디지털 휴먼 기술을 최초 공개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소개한 ‘프로젝트M’의 트레일러 영상에는 김택진 최고창의력책임자(CCO)가 ‘디지털 휴먼’으로 등장했다.
엔씨(NC)에 따르면 영상 속 디지털 휴먼은 엔씨(NC)의 AI 기술에 아트, 그래픽 등 비주얼 기술 역량을 결합해 제작됐다. 영상의 모든 대사는 AI 음성 합성 기술인 ‘TTS(Text-to-Speech)’로 구현했다. 특정인의 목소리, 말투, 감정 등을 담아 입력된 텍스트를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휴먼의 표정과 립싱크 애니메이션은 ‘보이스 투 페이스(Voice-to-Face)’ 기술을 활용했다. 대사나 목소리를 입력하면 상황에 맞는 얼굴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AI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윤송이 CSO는 “프로젝트M은 엔씨소프트의 혁신적인 AI와 그래픽 기술력을 집약해 개발 중인 신작”이라며 “언리얼 엔진5에 엔씨의 AI 기술력을 더해 ‘프로젝트M’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M’은 엔씨(NC)가 개발 중인 인터랙티브 요소 기반의 액션 어드벤처 신작으로 콘솔 플랫폼 게임이다. ‘프로젝트M’의 월드는 정보 입자로 이뤄져 있고, 한시적인 공간과 시간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 이용자가 획득한 정보에 따라 스토리가 변화 및 확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모션캡처, VFX(시각특수효과) 등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사 수준의 고품질 그래픽으로 개발 중이다.
엔씨(NC)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인간 역할을 탐구하는 영상 콘텐츠 시리즈 ‘비 휴먼’(Be Human)을 공개하기도 했다. ‘Be Human’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인사이트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콘텐츠다.
앞서 엔씨가 AI 시대의 리더십과 윤리 개선을 위해 공개했던 ‘AI 프레임워크’의 후속으로 제작됐다. ‘Be Human’ 시리즈에서 조명한 석학은 MIT 미디어 랩의 토드 마코버 교수로 창작자의 눈을 통해 창의의 본질과 생성형 AI시대 인간 공존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이자 엔씨의 사외이사인 최재천 교수는 진화의 관점에서 바라본 생성형 AI를 이야기하면서 인류와 AI가 서로 우열을 논하기보다 자연의 섭리인 다양성의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엔씨(NC)는 하반기 중 세 번째 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 콘텐츠에서는 스탠퍼드대학 인간중심 인공지능연구소(HAI)의 제임스 랜데이 부소장이 생성형 AI 시대에 필요한 윤리와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AI 연구조직은 2011년 AI TF팀으로 출발해 2016년 AI 센터로 확대됐다”면서 “AI 전문인력은 현재 300명이 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휴먼’의 확대로 ‘비 휴먼’(Be Human)을 공개하고 있으며 세 번째 편은 하반기 공개 예정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씨(NC)의 자체 언어모델은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언어모델 외에 AI 사업과 관련해서는 최근 항공기상청이나 드림에이스 등과의 MOU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게임 개발에만 언어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원천기술이다 보니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다른 산업에 접목을 시켜 새로운 파트너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공기관, 소프트웨어기관, 금융, 바이오 등 산업군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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