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혁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IT·전자업계 이슈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IT산업은 전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최고의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빠른 변화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번 주 글로벌 IT 주요 이슈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방이 예상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이 지난 6월 9년 만에 야심작 ‘비전 프로’를 공개해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전 세계 확장현실(XR) 헤드셋 출하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우 XR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 일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몇몇 사업체와 검토 중이라는 입장 외에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 세계 XR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변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애플 ‘비전 프로’ 등장 효과 끝?…구글 내부 잡음도 ‘악재’
올해 1분기 전 세계 XR 헤드셋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성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시장 분석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XR 헤드셋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최근 신형 가상현실(VR)·MR 헤드셋 ‘퀘스트3’를 공개한 메타가 시장 점유율 49%로 여전히 XR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 2위는 32%의 소니였고, 이어 피코와 DPVR이 각각 7%와 6%를 차지하며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첨단 기술과 기능을 갖춘 이 헤드셋들은 소매가 약 500달러(약 64만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어 예상 판매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애플 비전 프로에 대해서는 “비싼가격에도 애플이 비전 프로를 출시하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애플의 비전 프로는 내년 초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른 애플 기기만큼 수익을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거의 즉시 애플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한 반면 아이팟은 조금 더 오래 걸렸다. 애플워치 판매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지만 비전 프로는 같은 성과를 내는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해 비전프로 디자인이 지나치게 복잡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애플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애플은 당초 MR 헤드셋 판매 목표를 첫해 300~400만대로 꼽았지만 100만대에서 또다시 40만~5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FT에 따르면 애플의 비전프로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인 중국 룩셰어가 내년 생산을 목표로 40만대 미만을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비전 프로의 높은 가격과 이용하기 불편한 무거운 디자인 등으로 초기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우선 미국에서만 출시되는 것 역시 흥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헤드셋을 아이폰 가격으로 낮추고 안경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 때까지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맥, 아이패드 등 기존 기기 중에서 더 안전한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의 XR 관련 소식도 주목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월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구글·퀄컴과 협력해 차세대 XR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11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마크 루코브스키 구글 증강현실(AR) 소프트웨어 전담팀 개발총괄이 퇴사했다. 해당 보도에서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증강현실 팀의 리더십과 구글의 불확실한 비전, 신뢰를 느낄 수 없는 태도가 퇴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앞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이 AR 헤드셋 개발을 중단했다”면서 “대신 XR 관련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이 AR 헤드셋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중단했다고 보도하면서 중단된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프로젝트를 이끌던 클레이 베이버 구글 랩스 부사장이 구글을 떠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베이버 부사장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략 변경과 정리 해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결국 구글의 핵심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 개발과 핵심 인재가 이탈하는 등의 변수는 협력을 언급했던 삼성전자에도 자연히 악재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글의 연구개발 차질은 동반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의 관련 사업 진출 시기 조율이 이 같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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