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철강업계, 1분기 영업익 전망 뚝..'가을 대망론'에 거는 기대
수요 침체·전기료 인상·후판 협상 장기화 '삼중고'
포스코홀딩스 1분기 영업익 66.6% 감소 전망
현대제철·동국제강 각각 63.8%·45.8% 줄어들 듯
하반기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완화 기대감↑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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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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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철강업계 빅3(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이 꽃샘추위에 떨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요 침체속 이렇다 할 호재를 찾지 못하면서다. 일부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 75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6.6% 감소할 전망이다. 매출은 5.4% 줄어든 20조1831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각각 영업이익 2527억원, 1116억원을 거둬 63.8%, 45.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가 악화일로로 치닫은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다.
대표적인 철강재인 열연강판의 경우 올해 1월 국내 판매량이 67만3000톤으로 1년 전(88만9000톤)보다 24.3% 급감했다. 철근도 이 기간 국내에서 65만톤이 팔려 77만8000톤에서 16.5% 줄었다.
전기료 인상도 전력 소비량이 많은 철강사에 어려움을 안겨준다. 지난 1월 1kWh당 13.1원 오르면서 업계는 연간 2600억원의 전기요금을 추가로 내야할 것으로 추정한다.
올 2분기 전기요금 인상폭은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된다. 5원 안팎의 인상이 전망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이다.
수익성을 좌우하는 후판 협상도 걱정거리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올 상반기 후판가격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후판은 선박 원가와 철강사 제조 물량에서 각각 20%의 비중을 차지한다.
철강사는 최근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수익 부담이 늘고 있다며 가격 인상을 외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지난달 17일 톤당 131.8달러로 올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조선사도 오랜 적자 고리를 끊어내려면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로가 물러설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생존을 위한 후판값 줄다리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철강업계가 하반기 반전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부터 금리 인상기가 꺾이고 완만한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인 중국 등 주요국가들의 철강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과 서구 등 글로벌 철강수요가 완만하지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가 통상 수요 성수기이기 때문에 점차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 1분기 건설 시황과 글로벌 경기가 안좋았던 만큼 이에 따른 기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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