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공략 나선 카카오뱅크..최애적금·초단기적금 등 출격 준비

팬덤 기반 최애적금 출시 예정..10~20대 덕질 문화서 영감
주 고객층 20~30대 이어 10대 타켓..덕질 문화 금융에 접목
초단기 ‘30일적금’ 등 상표출원..“젊은 층 다양한 니즈 충족”
카뱅미니 사용 연령층 하향 예고..“90%가 카뱅을 첫 은행으로”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4.11 11:52 의견 0
카카오뱅크 오피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10~20대 특유의 팬덤 문화를 뱅킹 서비스에 접목한 새 수신 상품을 선보인다. ‘적금은 최소 1년 이상’이라는 편견을 깬 ‘26주 적금’의 계보를 이어 일상에서 금융의 재미를 발견하는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17일 팬덤 기반 서비스 ‘최애적금’을 선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의 의미있는 순간마다 모으기 규칙을 통해 저축하고 저축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카카오뱅크의 신규 수신 상품인 ‘기록통장’의 첫번째 서비스다.

카카오뱅크의 최애적금은 최근 1~2년 사이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나타난 특유의 ‘덕질 문화’에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0~20대 팬덤이 자유적립식 적금이나 자유입출금 통장을 개설해 최애(가장 애정하는 대상)가 팬 카페 댓글, 게시글 작성, 셀프사진 업로드, 라디오·방송 출연, 팬미팅 등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미리 설정한 금액을 저축하는 문화를 일컫는다.

최애 적금은 10~20대 사이에서 아티스트의 활동을 응원하고 저금도 하며 건강하게 ‘덕질’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여기에 고객의 관점에서 디지털로 재해석을 가미했다. 카카오뱅크 기록통장은 입출금할 때마다 기록을 남기고 기록을 ‘섹션’ 단위로 나누어 관리할 수 있는 ‘기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대 10개까지 보유할 수 있는 섹션을 통해 최애의 특정 행동에 따른 저축 규칙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최애적금’이 고유명사처럼 쓰이며 유행하고 있지만 그냥 은행 입출금 통장이나 자유 적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를 좀 더 맞춤화된 상품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간 카카오뱅크는 젊은 세대의 니즈에 맞춘 혁신적인 수신 상품을 출시해 왔다. 매주 최소 1000원씩 증액되며 차곡차곡 쌓는 ‘짠테크(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 상품 26주 적금이 대표적이다. 2018년 6월 출시 이후 1월 말 기준 누적 신규 계좌 개설 수가 1662만좌를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만기를 최소 1개월로 설정할 수 있는 초단기 적금 상품 출시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여수신 이율 등에 관한 규정’ 개정으로 정기적금 최소 만기일을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되면서 관련 상품 출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써티적금’, ‘30적금’ 등의 상표 출원도 마친 상태다.

기존 은행권에는 적금 상품의 가입 금액이 적어 정기예금 대비해서 목돈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간 1~6개월 단기 상품에 대한 고객 니즈 자체가 적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단기 적금 상품의 편견을 깬 것이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이다. 카카오뱅크는 주요 고객인 젊은 층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해 적금을 일종의 미션으로 제시해 도전 의식을 높였고 성공 시 카카오프랜즈 캐릭터가 늘어나는 재미를 추가했다.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제휴를 통해 금리 이외 추가 혜택을 강화한 것도 주요 고객층의 니즈와 맞아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최애적금과 30적금 등 신규 수신 상품 출시로 기존 주요 고객층인 20~30대보다 어린 10대 고객까지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록통장이 고금리를 제공하기 보다는 10대 팬덤 특유의 덕질 문화에 기반해 상품이 설계된 것도 그러한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10대 청소년은 카카오뱅크의 주요 고객층으로 성장하고 있다. 청소년 전용 금융상품인 카카오뱅크 미니(mini)의 가입 고객 중 만 17세가 돼 카카오뱅크 통장을 개설하는 비율이 90%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미니의 만14~18세 연령층에 대한 침투율은 69%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월 진행된 실적발표에서 “4월 팬덤을 테마로 한 수신 상품을 론칭해 고객의 관심사를 금융과 연결하는 새로운 재미를 소개할 예정”이라며 “2분기에는 미니 고객의 연령대를 확대해 더 많은 연령층에 꼭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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