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로 늘어난 맛집 대기열..웨이팅 업체 경쟁도 본격화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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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5 10:36 | 최종 수정 2022.07.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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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화곡동에서 간판제작업을 하는 권모씨(51세)는 최근 잦은 비로 술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친구들과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인근 전통주점을 찾았다가 젊은 인파로 인해 웨이팅(줄거기)이 생겨서 당혹스러웠다. 다행히 매장에서 카카오톡(카톡)으로 순번을 안내하는 터치비(touchB) 웨이팅 서비스를 운영해 인근에서 다른 활동을 하며 순번에 따라 편안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소위 '핫플(핫플레이스)'·'맛집'으로 회자된 식당에서 웨이팅 경험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최근 SNS(사회관계망) 마케팅이 고도화되고 핫플로 손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며 채산성이 악화된 식당도 있지만 반면에 '줄 세우는' 식당도 많아졌다.
요즘은 경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줄 세우는 것이 요식업의 성공 마케팅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긴 줄과 기다림이 고객에게 과도한 불편을 주기에 고객의 '기다림'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새로운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객의 대기줄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일찌감치 사업화를 시작한 곳은 나우버스킹이다. 나우버스킹은 2014년 네이버에서 함께 근무했던 5명의 동료가 창업했고 2020년 야놀자에 인수돼 현재는 식당·공연·유통업계 등 수천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나우버스킹은 매월 5만원의 정액이용료와 건당 9.9원의 '나우웨이팅' 알림톡 비용을 점주에게 부과하고 있고 업계 1위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강점으로 매장주들에게 소구하고 있다.
'테이블링'의 경우 모바일 앱 기반의 웨이팅 서비스다. 맛집 도착 전에 앱을 통해 신청을 하고 해당 점포 테블릿의 시리얼 번호를 입력해 확정하는 '도착 전 예약'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테이블링의 주된 비즈니스 모델이 매장에 설치된 테블릿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월 200건이 보장된 매장을 타켓으로 시장을 넓혀 가고 있어 상대적으로 성장세는 더디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부수적인 수익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반면 무료정책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웨이팅 업체도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터치비 웨이팅'을 운영하는 한국디지털페이먼츠는 기본료 무료정책을 도입해 빠르게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정액제와 별도로 메시지 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반면에 터치비 웨이팅은 기본료 없이 업계 최저 수준의 카카오톡 메시지 건당 8.8원을 사용한 만큼만 과금하는 형태로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디지털페이먼츠는 특히 여름에 한시적으로 손님이 몰리는 콩국수집이나 일시적 프로모션으로 손님이 몰리는 가전업체 매장, 분양관 등 팝업성 매장 등과 같이 일시적인 운영이 필요한 매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이팅 서비스를 운영하던 '망고플레이트'는 최근 명품 샤넬 매장의 줄서기 서비스에서 한발 빼며 해당 서비스를 점차 축소해나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망고플레이트가 보유한 맛집 평가에 대한 양질의 평가데이터는 모기업 여기어때의 중요한 라인업으로 활용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여행과 숙박업 공룡들이 레스토랑을 찾는 데이터에 눈독을 들이는 건 단순히 숙박산업에 그치지 않고 여행,레스토랑과 레저를 위한 다양한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을 위한 핵심 서비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웨이팅 업계에 대한 여행업계의 구애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17억달러(약 2.2조원)의 투자로 주머니가 두둑한 야놀자는 나우버스킹뿐만 아니라 인터파크와 여행가이드업체인 트리플까지 인수하고 있으며 여기어때 역시 망고플레이트 인수에 이어 지난해 10월 해외여행 플랫폼 온라인투어 지분을 인수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본격적으로 코로나 시대가 서서히 걷히면서 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요식업과 유통업 대상의 웨이팅, 멤버십, 프리오더(Pre-order) 등을 서비스하는 기업 간 이합집산과 대기업의 투자가 이전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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