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펄어비스 주가가 전일 대비 4%대 상승하며 5만원대에 재진입했지만 여전히 하반기 시장이 어둡다. 하반기 신작의 부재와 기대 속에 중국 시장에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의 부진, 게임 '섀도우 아레나'의 서비스 종료까지 겹쳐져 하반기 실적도 불투명해 보인다.
■ '검은사막 모바일', 中 인기순위 100위권 밖 '부진'
펄어비스는 지난해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받고 지난 4월 26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펄어비스의 판호 발급은 2017년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으로 인해 중국 진출이 막혔던 게임 시장이 5년 만에 열린 것이기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중국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텐센트의 탭탭(TAPTAP)에서 모두 인기 1위를 차지하며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그 인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현재는 탭탭 인기게임 순위 톱 150위권에서도 '검은사막 모바일'을 찾아볼 수 없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11일 공개한 리포트를 통해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은 올해 2분기 일평균 매출이 3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론칭 전 기대와 달리 흥행실패"라고 분석했다.
■ 배틀로얄 장르 시도한 '섀도우 아레나', 흥행 부진 속 서비스 종료
여기에 '검은사막' 게임 속 콘텐츠 '그림자 전장'을 중심으로 별도의 배틀로얄 게임으로 만들어진 '섀도우 아레나'도 기대치를 밑도는 인기 속에 결국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펄어비스 '섀도우 아레나' 공식 홈페이지에는 '섀도우 아레나의 마지막 시즌, 그리고 마지막 개발자 노트'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게시글에는 "업데이트가 진행될 때마다 대두되는 문제들에 대해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왔다. 데스매치 모드 역시 당시 고민했던 신규 플레이어 유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패치였지만, 지금까지 섀도우 아레나를 플레이해주신 여러분들은 섀도우 아레나 특유의 긴장감을 좋아해주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배틀로얄이라는 장르에서는 많은 플레이어를 필요로 하고, 그 많은 플레이어 중에서 최후의 생존자가 되어야 그 즐거움과 긴장감이 매력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그런 경험을 더 이상 제공해 드리기가 힘들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서비스 종료의 이유를 설명했다.
'섀도우 아레나'는 국내외 걸출한 배틀로얄 게임 대작들 속에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는 듯했지만 차별화된 요소가 부족한데다 지나치게 검은사막 IP에 의존해 사용자 확대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 '붉은사막'·'도꺠비' 모두 내년 이후 출시 예정..실적개선 방법 안 보여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렇다 할 신작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공개된 게임 '도깨비'의 인게임 영상을 본 이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지만 이 게임은 당장 내년도 출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펄어비스 측은 개발 중인 게임의 출시예정일을 밝히고 있지 않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게임사 개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4년에야 출시될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 외에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었던 '붉은사막' 역시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이 게임 또한 내년 출시가 유력하다. 펄어비스는 오랜 기간 '붉은사막' 출시를 기다려 온 사용자들을 위해 연내 10분 분량의 게임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펄어비스의 자회도 아니지만 지분 42.86%를 보유한 일본 빅게임스튜디오의 신작 '블랙클로버 모바일'도 연내 출시에서 내년 1분기 출시로 지연돼 펄어비스 하반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흥행실패 ▲블랙 클로버 한국/일본 일정 연기(3Q22→1Q23) ▲붉은사막 글로벌 일정 연기(4Q22→1H23, 2Q23 유력) ▲인건비, 마케팅비 전망치 대폭 상향 등을 감안할 때 한동안은 모멘텀 공백기의 터널을 지나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펄어비스 주식 투자의견을 '바이(Buy)'에서 '홀드(Hold)'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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