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거래소 BW 불법 논란..업비트와 화면 '판박이'에 한국어 지원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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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2 12:17 | 최종 수정 2022.05.0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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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해외 선물거래소 BW가 업비트와 베낀 듯한 화면으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홍콩에 본사를 둔 BW 거래소는 중국 ZB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거래소로 회원 수 300만명이 넘는 글로벌 거래소다. 현물거래만 취급하는 국내 거래소들과 달리 BW 거래소는 현물과 선물거래 모두 가능하다.
그런데 거래소 화면에 들어가면 마치 업비트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실제 몇몇 투자자에게 BW 거래소 화면을 캡처해 보여주며 물어보자 상당수가 업비트로 착각했다. 일부는 "업비트인 것 같은데 조금 이상하다"고 답했다. 글씨 폰트나 크기 등에서 조금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업비트 모바일 화면은 메뉴 바 색상이 다크블루이며 그 안에 주문·호가·차트·시세·정보 란을 두고 있다. 또 주문 란의 배치와 구성까지 꼭 닮았다.
모바일 화면과는 조금 다르지만 BW 거래소의 PC 거래화면 역시 업비트와 무척 닮았다. 문제는 이러한 화면이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이다. 현재 국내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해외 거래소가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려면 국내 사업자와 똑같이 신고 의무를 진다는 조항이 있다. 국내에서는 해외 거래소가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되지 않은 바이낸스나 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소들은 한국어 서비스를 잠정 종료했다.
BW 거래소 역시 국내에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되지 않았기에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그런데 한국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1위 거래소와 똑같아 보이는 화면까지 갖춰 제공하는 것이다.
BW 거래소에서 해당 지역(언어)을 한국이 아닌 타 국가로 설정하면 또 전혀 다른 화면으로 UX/UI가 변경된다. 통상적으로 해외에서는 가격이 오르면 녹색, 떨어지면 빨간색으로 표기한다. 국내에서만 주식 시세와 동일하게 빨간색/파란색으로 표기하고 있다. BW 거래소는 일부러 해외 버전 화면과 한국 버전 화면을 두고 한국 투자자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해외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에서 봤을 때 한국은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전세계에서 가상자산 거래량이 3위인데다 한국인의 가상자산 선물거래금액이 연간 60~7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워낙 거래대금이 많다 보니 해외 선물거래소들로서는 한국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도 불법적으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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