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금융, ‘리딩금융’ 승부처는 비은행..올해 실적 경쟁 재점화

KB금융 1조3153억원·신한금융 1조2328억원 전망
리딩금융 탈환 뒤 실적 격차↑..KB금융 ‘굳히기’
금융환경 악화된 비은행 부문, 리딩금융 승부처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4.11 12:35 의견 0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1조31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1분기 기준 나란히 1조원이 넘는 역대급 실적을 예고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두 그룹 모두 은행부문에서는 무난한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우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승부처는 비은행 부문에서의 사업 성과가 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는 이달 말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계대출 증가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1조31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금융은 전년대비 0.72% 증가한 1조2328억원의 순익을 거둘 전망이다. 증권가의 예측이 맞다면 KB금융이 825억원의 격차로 1분기 리딩금융 타이틀을 지켜내게 된다.

KB금융이 지난 2020년 리딩금융을 탈환한 뒤 두 그룹은 치열한 실적 경쟁을 펼쳐왔다. 지난해 2분기 때처럼 신한금융이 분기기준 순익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KB금융의 실적에 못 미쳤다.

그러는 과정에서 2020년 406억원에 불과했던 두 그룹의 순익 격차는 지난해 3903억원까지 벌어졌다. 2020년까지만 해도 엎치락뒤치락하던 리딩금융 경쟁에서 KB금융이 굳히기에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해 두 그룹의 리딩금융 순위를 가른 것은 비은행 부문 실적이었다. KB금융은 지난 2020년 사들인 푸르덴셜생명보험의 인수·합병(M&A) 효과를 지난해 톡톡히 봤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한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키고 11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했지만 먼저 치고 나간 KB금융을 따라 잡지는 못했다.

비은행 부문에서 KB금융은 1조8188억원의 순익을 내며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순익 1조5249억원과 비교해 2939억원의 격차를 냈다.

두 회사의 비은행 부분 순이익은 2020년 기준 각각 1조5721억원, 1조429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격차는 2배 이상 커졌다.

이런 결과는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에 따른 금융환경 악화가 비은행 부문 특히 증권업의 부진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손실비용도 감당하고 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은행 실적은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익 격차는 964억원에 불과했다.

결국 올해 1분기 순위는 어려운 금융환경 속 비은행 부문에서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가로 실적 우위가 판가름 날 수 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축소에 따른 금융환경 악화,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에도 은행 부분은 순이자마진 개선 영향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카드,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실적 부진 우려는 다소 높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KB금융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은행 계열사 이익 감소를 이자이익이 상쇄하는 모습”이라며 “분기 중 특이요인 없이 꾸준히 이익이 개선되고 있으며 리딩뱅크로서 주주친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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