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MAU 빨아들인 신한 슈퍼쏠..은행·카드·보험앱 MAU는 ‘뚝’

1000만명 달성했던 신한 쏠뱅크 967만명..카드·보험도 최대 10%↓
유니버설앱 슈퍼쏠 출시로 고객 넘어갔나..슈퍼쏠 MAU 142만명
“개별 앱 아닌 그룹사 전체 MAU 관리”..2576만명→2621만명 증가
슈퍼쏠로 MAU 쏠릴라..“은행·카드·증권·보험앱도 계속 발전할 것”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4.30 13:2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금융그룹 유니버설앱인 ‘슈퍼쏠(Super SOL)’ 출시 이후 그룹사의 다른 금융앱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합앱 출시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그룹사 전체 MAU는 늘었다는 게 신한금융의 입장이다.

30일 신한금융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신한은행의 뱅킹앱인 ‘쏠뱅크’의 MAU는 967만명 지난해 연말(1016만명) 대비 4.8%(49만명) 줄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신한금융그룹 디지털앱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 현황 (자료=신한금융그룹)

MAU는 한 달 동안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해당 플롯폼을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플랫폼 경쟁력을 보여주는 핵심지표다.

쏠뱅크의 MAU는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긴 뒤 꾸준히 상승하며 그 해 4분기 처음으로 1000만 MAU를 달성했다. 시중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MAU 달성이었다.

2022년 10월 대대적인 리뉴얼 이후 고객 중심 앱 환경을 구축하고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 도입 등 금융 플랫폼 성격을 강화해온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쏠뱅크의 MAU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2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쏠뱅크 MAU 감소의 배경으로는 그룹 유니버설앱인 슈퍼쏠의 출시가 꼽힌다.

신한 슈퍼쏠은 신한금융의 주요 그룹사 금융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한 통합앱으로 지난해 12월 출시됐다. 첫 화면에서 은행 이체, 카드결제, 주식투자, 보험 서비스 등 그룹사 핵심 기능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은행·카드·증권·보험앱에서 ‘앱인앱’ 방식으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별도의 앱으로도 출시됐다. 2개 이상 신한금융의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슈퍼쏠만 있어도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

신한금융은 유니버설앱인 슈퍼쏠 출시로 그룹사 간 다양한 금융 서비스의 연계 및 확장을 통해 완결성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락인(잠금)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슈퍼쏠 출시로 기존 앱을 삭제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슈퍼쏠로 갈아탄 고객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쏠뱅크 뿐만 아니라 그룹사 금융앱 전반적으로 MAU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신한카드의 쏠페이 MAU는 892만명으로 지난해 연말(903만명) 대비 1.2%(11만명) 줄었다. 신한라이프의 쏠라이프 MAU도 3개월 동안 4만명이 줄어든 35만명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쏠증권은 같은 기간 142만명에서 147만명으로 예외적으로 MAU가 늘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분기별로 MAU를 비교하면 이벤트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늘기도 줄기도 한다”면서도 “한 분기만에 주요 금융앱 MAU가 줄어든 것은 확실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그룹사앱의 MAU 감소는 예견된 수순으로 크게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개별 앱으로 승부를 보는게 아니라 그룹 전체의 MAU를 관리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전략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매 실적 발표 때 마다 금융 플랫폼과 비금융 생활 플랫폼 MAU를 합산한 ‘SFG Gross MAU’를 발표하고 있다. 1분기 SFG GRoss MAU의 경우 지난해 말(2576만명) 대비 1.7%(45만명) 증가한 2621만명을 기록했다. 주요 금융앱 MAU는 줄었지만 슈퍼쏠 MAU로 142만명을 추가로 확보하면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고객들이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면서 각자의 스타일대로 금융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자라는 것이 슈퍼쏠 출시의 취지였다”면서 “각 앱의 MAU 확대를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겠지만 그룹 MAU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슈퍼쏠의 플랫폼 기능이 더욱 확대 예정인 만큼 그룹사 앱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숙제다. 당장 오는 6월부터 신한 슈퍼쏠의 앱테크(앱을 이용하 재테크) 서비스인 ‘포인트모으기’의 앱인앱 채널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접속 빈도가 많은 포인트모으기 서비스를 다른 금융앱에서는 쓸 수 없고 슈퍼쏠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슈퍼쏠을 통해 그룹사간 디지털 협업을 구현하고 있다”며 “다른 그룹사 앱들도 계속 발전해 나간다면 전체적으로 그룹의 디지털 역량이 더욱더 강화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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