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글로벌 전략 괜찮나..베트남법인, 유동성·내부통제 부실 도마 위
베트남우리은행 경영유의 5건·개선사항 1건 통보
수신 기반 한국 기업 거액예금에 편중..잠재 리스크
“모은행 차입 등 대응..수신 기반 다변화 전략 필요”
‘세컨드 홈’ 전략 요충지..“기업·리테일 전방위적 영업”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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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12:24 | 최종 수정 2024.05.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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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은행의 3대 해외법인 중 하나인 베트남우리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유동성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문제로 경영유의 등 조치를 받았다. 올해 글로벌 수익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인 우리은행은 당장 베트남법인의 수신 기반 다변화 등 과제를 안게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베트남우리은행에 대한 검사에서 여신업무·사후관리업무 전산시스템 개발과 수신 기반 다변화 방안 마련 등을 요구하며 경영유의 사항 5건과 개선 사항 1건을 통보했다.
2017년 현지 법인으로 설립된 이후 베트남우리은행이 우리 금융당국으로 부터 제재 조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베트남우리은행의 수신 기반이 일부 한국계 기업의 거액예금에 편중돼 있어 해당 기업의 자금사정으로 인해 거액예금이 인출될 때마다 유동성 위기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금감원은 “은행의 자금조달원이 특정 부문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는 경우 해당 자금 조달처의 자금 회수 여부에 따라 은행의 경영활동에 큰 제약이 발생하게 되며 해당 자금 회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은행의 생존가능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잠재 리스크 요인”이라며 “그동안 베트남우리은행은 거액예금 인출 요구에 대해 모은행 차입 및 특판예금 조달 등을 통해 대응했으나 이와 같은 대응 방식은 모은행의 자금사정및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실행가능한 방안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자금조달원 편중에 따른 유동성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베트남우리은행이 현지 기업 및 소매예금 거래처를 다수 확보하는 등 수신기반 다변화 전략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여신업무 및 사후관리업무의 효율화를 위한 전산시스템 개발 필요 ▲준법감시인 및 위험관리책임자 평가 체계 미흡 ▲이사회 운영 미흡 ▲의심거래 추출기준 및 보고 체계 강화 ▲영업점 출납업무 내부통제 개선 등을 요구했다.
비록 경영유의사항 및 개선사항은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적 성격의 조치이지만 경영유의는 6개월, 개선사항은 3개월 내에 지적 받은 내용들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베트남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와 함께 우리은행의 동남아시아 3대 법인으로 해외 확장의 핵심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아시아 넘버원 금융사 도약을 선언하며 동남아를 ‘세컨드 홈’으로 삼아 인도네이사·베트남·캄보디아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96억9200만원으로 602억7700만원을 기록한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이어 우리은행 해외법인 중 두번째로 많은 실적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베트남우리은행의 수신 기반과 관련해 다변화를 요청한 만큼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과 관련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2억달러 규모 증자로 자본금을 증대한 만큼 강화된 자본력으로 거래처 다변화하고 올해 안에 네트워크도 지속 확대하는 등 리테일 영업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연말 2억달러 증자를 계기로 베트남우리은행의 리테일 영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전역으로 영업망을 빠르게 확대해 비대면 리테일 영업·자산수탁사업·IB 주선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매콩강 삼각주 지역 최대 도시인 껀터에 지점을 신설한 데 이어 같은 달 하노이 복합 신도시에 현지 자산가 고객을 ‘Two-Chairs’를 운영하는 PB 시그니처 점포를 개설했다.
올 3월에는 하노이 한국인 거주 밀집지역인 하노이 미딩에 출장소 신설했다. 상반기 중 하노이 롯데몰과 롯데센터에도 영업점을 개설해 현지 한국인 대상 리테일 영업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화에 집중한 베트남우리은행이 작년 한해 동안 디지털 기반 리테일 고객이 20만명이나 증가할 만큼 우리은행의 존재감이 커졌다”며 “올해는 베트남 전역에 영업망을 갖춘 업체의 가맹점들이나 자영업자 고객의 집금계좌 유치에 집중하는 등 기업과 리테일을 연계한 전방위적 영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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