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연이어 모바일 대작 게임이 출시되는 가운데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모바일 게임 '미르4' 글로벌 버전이 출시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국내에 론칭한 '미르4'의 글로벌 버전은 지난 26일부터 시작됐다. 같은 게임이지만 국내 버전과 글로벌 버전의 차이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도입 유무다. 사실상 게임성은 동일하지만 이 두 가지 차이로 인해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미르4를 서비스하는 위메이드와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운영하는 위메이드트리에 따르면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위믹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토큰과 NFT를 모두 활용한다.
게임 내 핵심 재화인 흑철을 토큰화한 드레이코(DRACO)가 위믹스 기반으로 발행된다. 드레이코는 위믹스 월렛 내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거래할 수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드레이코에 더비(Derby:Daily Exchange Rate By Yield)라는 개념이 적용된 것이다. 예를 들어 더비는 드레이코를 흑철로 교환할 때 드레이코를 제련하기 위해 사용된 10만 흑철에 더해 교환 전일까지의 게임 내 누적 흑철 채굴량의 10억분의 1에 해당하는 이자를 플러스로 지급하는 교환 비율이다.
흑철을 드레이코로 제련해 거래하고 이를 다시 흑철로 교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반영한 이자 개념을 더함으로써 유저의 보유 가치를 제고하고 새로운 토큰 이코노미를 만들어낸다. 메타버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통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이자와 배당을 구현하겠다는 실험이다.
뿐만 아니라 미르4의 캐릭터에는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이 적용됐다. 유저는 캐릭터를 NFT화해 위믹스 월렛의 NFT 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다.
위메이드트리 관계자는 "MMORPG에서 캐릭터는 유저의 활동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집합체이며 가장 큰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또한 미르4의 캐릭터와 같은 게임 NFT는 단순히 소유권을 증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게임 내에서 실제 사용되는 유용하고 차별적인 기능을 바탕으로 NFT의 독점적 소유에 대한 가치를 극대화해준다"고 NFT화 이유를 설명했다. 캐릭터가 NFT화되면 각각의 캐릭터는 고유값을 가져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디지털자산이 된다.
NFT는 부동산,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일찍이 게임 분야에서 NFT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낙점돼 왔다. 위메이드와 위메이드트리는 자체 게임과 자체 블록체인 기술, 그리고 거래소를 통해 이 같은 새로운 게임 캐릭터, 게임 재화 활용법을 강구했다.
유저는 게임을 즐기며 흑철을 얻고, 이것을 게임 내 유틸리티 토큰인 드레이코로 전환한 다음 위믹스 월렛이나 드레이코 월렛에 이를 보관할 수 있다. 만약 유저가 이를 현금화하기 원한다면 위믹스 토큰(WEMIX)으로 전환한 후, 위믹스 토큰이 상장돼 있는 빗썸이나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키(Biki)에서 매도해 현금화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시도는 국내외 많은 블록체인 기업에서 시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플레이댑과 웨이투빗 모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 아이템을 NFT화하고 있다. 다만 위메이드·위메이드트리와 마찬가지로 국내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규제로 인해 국내에서는 이 같은 게임을 통한 토큰 취득이 불가능하다.
한편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확률형 아이템 판매가 중심인 게임 시장에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은 천편일률적인 MMORPG에 확률형 아이템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즉 많은 돈을 지불해 캐릭터를 강화하거나 고급 아이템 획득 확률을 높여서 우위를 차지하는 '페이투윈(Pay to Win)' 시스템이 게임사 전반에 녹아 있다. 결국 게이머들은 돈이 없으면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조차 없는 국내 게임사들의 횡포에 반발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불만이 이번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에서 대거 분출됐다.
그런 상황에서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서비스는 게임사의 새로운 수익모델이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게임에 수천만원을 투자해도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면 그간 투자한 자산의 가치는 제로가 된다"며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되면 게임 속 재화나 아이템에 대해서도 게이머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게임 업계는 아이템과 토큰 거래에 따른 수수료를 벌 수 있어 게이머와 게임 업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현재는 국내 규제로 인해 글로벌 버전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있지만 언제든 규제가 완화되면 국내도 해외처럼 가상자산과 NFT 등을 접목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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