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아이폰②] 코로나19 마스크에 무너진 페이스ID

조동석 기자 승인 2021.05.24 07:00 의견 0
코로나19로 전 세계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애플 아이폰의 잠금해제 기능인 페이스ID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사진은 얼굴인식으로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는 이미지. [자료=123rf]

[한국정경신문=조동석 기자] 코로나19가 애플 아이폰의 주요 기능 하나를 마비시켰다. 백신이 보급된다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을 정도는 아니다. 코로나19의 유일한 예방책은 여전히 마스크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인 ‘아이폰X’를 선보이면서 하단 원형 홈 버튼을 없앴다.

이와 함께 아이폰은 얼굴인식 기능을 통해 얼굴만 대면 스마트폰 잠금이 풀리는 기술을 지원했다. 지문인식을 없애고 ‘페이스ID’라는 얼굴인식 기능을 넣은 것이다.

초반에는 사진으로도 잠금이 풀렸다. 쌍둥이나 얼굴이 비슷한 다른 사람도 잠금을 풀었다. 하지만 데이터가 쌓이면서 차츰 해결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아이폰 사용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전세계인이 마스크를 쓰면서 페이스ID 기능이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잠금 해제 기능은 핀 번호, 패턴, 지문인식, 얼굴인식 다양하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지문·홍채 2가지 생체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전면을 디스플레이로만 꽉 채운 ‘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갤럭시S21에선 홍채 인식 기능을 없앴다. 대신 얼굴인식 기능을 더해 복수의 인증 기능을 갖고 있다.

갤럭시S21과 아이폰12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얼굴인식을 통해 잠금을 해제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폰의 경우 얼굴인식을 사용하지 않으면 핀 번호(4개 숫자)를 입력해야 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지문인식 기능을 사용해 손쉽게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부터 별도의 지문인식 버튼을 없애고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능을 도입했다.

디스플레이 하단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는 방식은 초반에 센서의 투명도, 지문인식 범위, 낮은 인식률 등으로 논란이 됐다. 그러나 현재는 지문인식 속도와 인식률이 모두 개선돼 엄지손가락만 가져다 대면 빠르게 잠금이 풀린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손쉽게 잠금을 해제할 수 있어 아이폰과 갤럭시 사용자 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얼굴인식 기능에 공을 들였고, 이를 내세우기 위해 지문인식 기능을 없앴다. 하지만 기술이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문인식이 잘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얼굴인식이 잘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2가지 이상 선택지를 뒀어야 했다. 애플은 얼굴인식만 내세웠다”며 “코로나19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얼굴인식이 가능한 방법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AI가 학습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써도 잠금이 해제되는 사례가 나왔지만 며칠간 같은 마스크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안면을 인식시켜야만 한다.

애플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앞으로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할 전망이다. 블룸버그와 엔가젯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인 아이폰 13(가칭)에 지문인식 기능을 다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지문인식 방식은 삼성전자 갤럭시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능이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판매하는 아이폰 중 지문인식 기술인 ‘터치ID’가 적용된 제품은 단 하나로 보급형 아이폰인 ‘아이폰SE’ 뿐이다.

아이패드 시리즈 중 아이패드 프로는 페이스ID를 사용하지만 아이패드·아이패드 에어·아이패드 미니 등은 터치ID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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