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금융감독원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 이전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한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아울러 MBK파트너스가 사재 출연 및 유동화증권(ABSTB) 전액 변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홈플러스ㆍMBK 조사 등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황 관련 브리핑’에서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신용평가사·신영증권·MBK 검사와 관련,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인지, 기업회생 신청 경위 및 시점 등에서 그간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해명과 다른 정황이 발견되는 등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

MBK파트너스는 지난 2월 28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A3’에서 ‘A3-’으로 강등된 후 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했다고 주장해왔으나 금감원은 이보다 더 이른 시점에 강등 가능성을 알고 대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 부원장은 “적어도 MBK가 말해온 날짜 이전에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지하고도 전단채 등을 발행했는지 등을 확정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만약 MBK파트너스가 회생절차를 사전에 준비하면서도 약 6000억원 규모의 단기채권을 발행해 개인 및 법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홈플러스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 가능성도 적발해 이번 주부터 감리조사로 전환해 심층 분석할 계획이다. 감리조사가 시작되면 감사인 등 관계자들을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제재 조치로 이어질 전망이다.

홈플러스의 채무 상환 문제와 관련해 금감원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자세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함 부원장은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하고 즉시 전액 변제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회생계획안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였으며 이는 시장과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협력업체들의 결제대금 지급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규모와 시기, 지원 방안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함 부원장은 “지금이라도 홈플러스는 스스로 약속한 전액 변제, 대주주 사채출연 등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변제 규모 및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이해관계자와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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