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경영 전문성 확보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기존 금융권 출신 인사와 부장판사 출신 법률가를 신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다만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과 비교했을 때 전문성·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재편한다.
카카오뱅크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재편한다. (자료=카카오뱅크)
우선 카카오뱅크 이사회 내 새 얼굴로 김정기 전 하나은행 마케팅그룹 대표(부행장), 유호석 전 삼성생명 경영관리 총괄 CFO(부사장), 엄상섭 법부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 등 3인이 추천됐다.
임기만료 이사 중 사내이사인 윤호영 대표와 진웅섭 이사회 의장은 재선임이 추천됐다.
이로써 카카오뱅크 이사진은 사내이사 2명(윤호영 대표, 김광옥 부대표)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권대열 카카오CA협의체 ESG위원장), 사외이사 6명 등 9명 체제로 바뀐다. 사외이사는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임기 만료로 물러나는 황인산 전 하나은행 부행장, 최수열 삼도회계법인 파트너 후임으로 금융권 인사 2명과 법률전문가를 추가 영입하면서 경영 전문성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김정기 후보자는 하나은행 입행 후 약 25년간 재직하며 본부장, 전무, 부행장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다. 금융지주 등 금융사의 사외이사를 다년간 역임하며 금융사의 주요한 의사결정과 내부통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것으로 판단됐다.
유호석 후보자는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삼성생명 자산운용 부문 임원을 거쳐 CFO(부사장)를 역임한 금융 및 자산운용과 재무·회계 전문가다. 과거 삼성그룹의 금융 부분을 총괄한 ‘금융경쟁력제고TF’ 초대 수장으로 각 금융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효과적으로 조율한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엄상섭 후보자는 공인회계사로 회계법인에서 근무했으며 사법고시 합격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지평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엄 후보자가 “법률·규제 분야의 전문가로서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이사회 운영의 깊이를 더해줄 적임자로 기대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기존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살펴보면 진웅섭 이사는 금융, 김륜희 이사는 경제·경영·IT, 김부은 이사는 재무·회계 전문가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에 금융, 재무·회계 및 법률 분야 전문인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해 은행 경영에 대한 견제, 감독기능 등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부통제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통해 거버넌스를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금융지주의 사외이사진 구성과 비교했을 때는 전문분야의 다양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ESG·소비자보호 부문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은 기타비상무이사인 권대열 카카오CA협의체 ESG위원장이 유일하다. 권 기타비상무이사가 카카오 공동체 소속으로 사실상 사내이사 성격임을 감안하면 경영진 감시·견제 역할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 중에서는 ESG·소비자보호 전문가가 전무한 셈이다.
여성 사외이사가 김륜희 이사 1명으로 상대적으로 적다. 이사회 다양성 확보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주요 금융지주가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린 것과 대비된다. 이달 주총 이후 4대 금융 지주의 여성 사외이사 수는 KB금융 3명, 신한금융 4명, 하나금융 3명, 우리금융 2명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 전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영입한 뒤 여성 이사 수 1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