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새 이사회 진용을 꾸렸다. 내부통제 이슈가 있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다른 금융지주는 변화보다는 전문성·다양성을 강화에 집중한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마무리 지었다. 신임 사외이사 9명이 새 얼굴로 채워졌고 임기 만료 사외이사 23명 중 14명이 재선임됐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자료=각사)

신한금융은 전날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양인집 어니컴 회장과 전묘상 회계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임기만료 사외이사 중 진현덕·최재봉 이사는 물러나고 곽수근·김조설·배훈·윤재원·이용국 등 5명은 재선임 추천됐다.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된 양인집 어니컴 회장은 빅데이터,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 및 소프트웨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ICT 품질 검증 등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를 오랜 이끈 디지털·ICT 전문가다.

전묘상 회계사는 일본 현지 회계법인에서 은행, 증권 등 다양한 금융사에서 감사업무를 담당한 회계·재무 전문가다.

KB금융은 지난달 19일 일찌감치 신임 사외이사 2명, 중임 사외이사 4명의 추천을 마쳤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차은영 이화여자대학경제학과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이사가 추천됐으며 기존 사외이사 조화준, 여정성, 최재홍, 김성용은 재추천됐다.

차은영 후보자는 국민경제 자문회의,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다. 김선엽 후보자는 회계 전문가이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전공한 경영학 박사다.

KB금융 사추위 관계자는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을 보유한 두 후보의 합류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금융환경에서 이사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서영숙 전 SC제일은행 전무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기존 사외이사 중 박동문, 이강원, 원숙연, 이준서 이사가 재추전됐고 이정원 이사는 퇴임한다.

서영숙 후보자는 SC제일은행 기업여신심사부 상무, 여신심사부문장을 지낸 금융 분야 전문가다.

4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이 가장 큰 폭으로 이사진을 교체했다. 지난해 전임 회장 관련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 여파로 새 내부통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 김춘수 전 유진기업 대표가 추천됐다. 이 중 이강행·감영훈·김춘수 후보자는 과점주주 추천 인사다. 기존 윤인섭 이사는 재선임이 추천됐다.

이영섭 후보자는 금융·경제·리스크 분야 전문가로, 이강행 후보자는 재무 전문가로 분류된다. 김영훈 후보자는 디지털·IT에, 김춘수 후보자는 내부통제·윤리경영에 강점이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의 지배구조 쇄신 흐름에 발맞춰 이사회 개편을 단행했다”며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와 윤리·내부통제위원회가 강화된 체계적인 내부통제를 바탕으로 경영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4대 금융지주 신임 사외이사 9명 중 3명이 여성이다.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KB·신한·하나금융이 여성 사외이사를 1명씩 신규 선임한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 전체 사외이사 32명 중 12명, 37.5%으로 비중이 커진다.

신한금융이 9명 중 4명이 여성 사외이사로 가장 많다. 하나금융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여성 사외이사 수를 늘렸다. KB금융은 3명을, 우리금융은 2명의 여성 사외이사 수를 그대로 유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다양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폭넓은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확립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는 이달 말 열리는 정기주총의 승인을 거쳐 사외이사 선임을 확정한다. 25일에는 하나·우리금융, 26일에는 KB·신한금융의 주총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