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그룹 변화를 위해 골프·SNS를 끊은 것으로 알려진다.(자료=신세계그룹)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정용진 회장이 그룹 성장을 위해 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그룹 변화를 위해 골프·SNS를 끊은 것으로 알려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 동안 ‘정용진 회장’ 체제 아래 신세계그룹은 대담하고 과감한 ‘혁신’을 핵심 기조로 삼아왔다.
특히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전부터 스스로 변화를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해왔다. 2023년 11월 기존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바꾸면서 “격변하는 시장에 놓인 유통기업에게 변화는 필수 전략”이라며 “나부터 확 바뀔 것”이라고 그룹 전체에 고강도 혁신을 주문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취임 후 골프, SNS 등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활동들을 끊고 대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자신의 경영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물론 그룹 전반의 관행을 타파하는 데도 집중했다.
특히 쇄신의 키워드로 인사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이마트 적자의 큰 원인이었던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6월에는 이커머스 계열사인 G마켓과 SSG닷컴 대표도 교체했다. 이는 하반기 정기 인사 전에 이뤄진 일들로 회장 승진 이후 그룹 차원에서 단행한 첫 번째 쇄신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쇄신을 주도하는 지금이 신세계그룹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재정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한다. 미래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탐색할 적기라는 것. 그동안 유통업 1등으로서 시장을 이끌며 축적한 역량에 강력한 오너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하다.
정 회장의 빅스텝은 한 발짝 더 앞서 고민하고 한 박자 더 빠르게 실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023년 11월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부회장으로 있을 당시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개편하며 본격적인 그룹 쇄신에 나섰다.
그룹의 정 회장은 경영전략실을 향해 ‘조직·시스템·업무방식까지 다 바꾸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경영전략실은 기능 중심의 조직 효율화를 통해 실무 기능은 과감하게 현업으로 이관하고, 각 사별 사업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 계열사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각종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인재 확보를 포함한 '인사'는 각 그룹 계열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더욱 신중하면서도 정확한 인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한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 전체의 인사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개선할 것을 주문하면서 “모든 인사와 보상은 철저하게 성과에 기반해야 하고 성과에 대한 평가 지표도 구성원 모두가 수긍하고 또 예측가능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명확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수립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계열사별, 각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 중심의 공정한 보상 체계가 장기적으로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육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며 이러한 우수 인재의 확보 여부가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19일 이커머스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지마켓과 SSG닷컴의 대표를 전격 교체했다.
지마켓 대표로는 정형권 前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영입해 새로운 리더십 구현을 통한 체질 개선의 포석을 두었고, SSG닷컴에는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훈학 전무를 내정했다.
이커머스 부문의 쇄신인사는 정 회장이 그룹 이커머스 사업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틀 마련했다는 평가다.
인사 쇄신은 정 회장이 회장 승진 후 강조한 핵심이다. 정 회장은 철저한 성과 위주로 수시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을 가졌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임원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결단도 성과주의 인사의 큰 축이다. 정용진 회장은 회장에 3월 오른 이후 부정부실이 확인된 임원들에 대해 최측근이라도 관용 없이 즉각 해임했다.
신세계그룹은 그간 정기 인사를 제외하고는 임원에 대한 인사 조치가 전무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철저한 신상필벌에 입각한 성과주의 조직 구현’을 가장 큰 경영 철학으로 제시했고 회장 원년부터 바로 실행에 나섰다. 조직에 잔존한 온정주의를 타파하고 긴장도를 높여 최고의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수시로 “똥밭에서는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고 말한다. 신세계그룹이 유통시장 1등 기업으로 계속 시장을 선도하려면 무엇보다 조직 쇄신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신세계건설 정상화 전략도 첫 발은 대표 교체다. 정 회장은 그룹의 핵심 재무통인 허병훈 부사장을 새 건설 대표로 선임해 그룹 차원에서 건설의 재무 이슈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정 회장은 “고객 만족이라는 그룹의 핵심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성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신상필벌에 입각한 인사는 필수”라며 “나와 조직원 모두는 그룹을 지탱해온 ‘고객제일’ 가치 실현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