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영상 CEO가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과 함께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자료=SK텔레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를 통해 자사의 AI 청사진을 공개하는 모습이다. AIDC(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AX 솔루션과 에이전트 등 각사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 차별점을 강조한 점이 포인트로 꼽힌다.

통신3사는 6일(현지 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5에 참가해 자사의 AI 기술 및 서비스를 선보였다. 각사별 주력 분야에 따라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추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의 경우 AIDC에 초점을 맞췄다. 관련해 SKT 유영상 CEO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 서비스 ▲소규모 모듈러 ▲단일 고객 전용 ▲하이퍼스케일급 등 4대 모델을 제시했다. 세분화된 모델을 통해 다양한 니즈를 흡수함으로써 AIDC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협력 또한 넓혀나가는 모습이다. 기가 컴퓨팅 및 SK엔무브와 AIDC 차세대 액체냉각 기술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솔루션 공동개발 및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낸다.

유 CEO는 “SK그룹은 총 137MW 규모로 8개 데이터센터를 설계·운영 중이며 SK에코플랜트와 펭귄 솔루션스 등 멤버사 및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함께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DC 구축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한국적 AI와 KT SPC(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2분기 중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이나 규제 환경 등을 반영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300명 규모의 인재집단 ‘AX 딜리버리 전문센터(가칭)’를 신설해 고객 맞춤형 사업 개발이나 기업에게 필요한 프로젝트를 민첩하게 이행할 계획이다. MS와 함께 260억원 규모의 AX 전략펀드를 조성해 AX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KT 김영섭 대표는 현장 기자간담회를 통해 “KT는 올해 대한민국 AX 가속화를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로 자리매김하겠다”며 “한국적 AI와 KT SPC를 상용화하고 다양한 산업의 AX 확대를 위해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전면에 내세웠다.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AI 모델 ‘제미나이’를 접목하는 등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사용자를 이해하고 맞춤형 행동을 제안하는 ‘액셔너블(Actionable) AI’로 진화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중동 지역 통신사업자인 자인그룹과 손잡고 익시오의 수출까지 타진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 홍범식 사장은 ‘사람 중심의 AI’를 강조하며 4A(Assured·Adaptive· Accompanied·Altruistic) 인텔리전스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고객이 안심(Assured)하고 쓸 수 있는 AI 기술에 집중해 맞춤형(Adaptive) 경험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일상을 함께 하는(Accompanied) AI를 거쳐 세상과 인류를 밝게 만드는(Altruistic) AI로 나아간다는 비전이다.

홍 사장은 “이제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사람 중심 AI’에 집중해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어젠다 세터(Agenda Setter)로서 밝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밝은 세상으로 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안심 지능’으로 고객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AI를 만들기 위해 근본적인 생각의 프레임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3사의 AI 청사진이 뚜렷해진 만큼 다음 관건은 실행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는 본격적인 성과 도출에 나설 차례라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조기 수익화 성공 여부가 사업 전략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모두 AI 사업전략이 명확해진 상황으로 성장성을 입증하는 것이 다음 스텝이 될 것”이라며 “올해 본격적으로 수익화에 나서는 만큼 관련 성과를 얼마나 빠르게 도출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