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은행권이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누리면서도 오프라인 영업점을 계속해서 감소해 가고 있다.

비대면 금융 확산과 경영 효율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의 금융 접근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문제가 우려된다.

다음 달 KB국민은행이 오프라인 영업점 28곳을 폐쇄할 예정이다. (자료=KB국민은행)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28개 영업점을 폐쇄한다. 먼저 7일에는 27개 점이 문을 닫을 예정이며 31일에는 경기도청 점이 인근 영업점과 합쳐질 방침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1개 ▲경기 10개 ▲인천 2개 ▲부산 2개 ▲대전 1개 ▲울산 1개 ▲경북 1개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고 더 쾌적한 환경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라고 통폐합 배경을 밝혔다.

영업점 축소는 KB국민은행만의 추세가 아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영업점 수는 지난 2023년 말 3927개에서 현재 3790개로 약 1년 1개월 사이 137곳 줄었다.

다음 달 KB의 영업점 통폐합이 마무리되고 다른 은행들에 변동이 없다면 무려 165개의 지점이 없어지는 것이다.

은행별 2023년 말 대비 오는 3월 말 기준 예상 영업점 감소 규모는 ▲KB국민은행 25개 ▲신한은행 57개 ▲우리은행 52개 ▲NH농협은행 36개이며 하나은행만 5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입출금과 대출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앱·웹 등 온라인 비대면 채널로 이뤄지고 있어 효율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영업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은행들의 막대한 이익 규모를 고려할 때 오프라인 고객의 불편을 가중하는 영업점 축소가 절박하거나 필수적인 조치인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공시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순이익은 모두 16조4205억원에 달했으며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서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며 물리적 점포 등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고령자·장애인·비도심 거주자 등 취약한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