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폐쇄 움직임 ‘꿈틀’..시중은행, 내년 초 20곳 통폐합

지난 2분기 이후 사실상 멈춘 은행 점포폐쇄 재개..내년 초 20곳 통폐합
국민, 인천공항 입점에 따른 환전센터 폐쇄..신한·우리, 지점 대형화 일환
“대규모 감축 어렵지만..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장기적 점포 감소 불가피”

윤성균 기자 승인 2023.12.14 11:25 | 최종 수정 2023.12.18 10:19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국민·신한·우리은행이 내년 초 영업점 20곳을 잇따라 폐쇄한다. 금융당국의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에 따라 지난 상반기 이후 사실상 멈췄던 은행권 점포 폐쇄 움직임이 해를 넘기면서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자료=각사)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2일 영업점 4곳을 통폐합한다고 밝혔다. 통폐합 대상 지점은 가락동, 구로역, 부천춘의, 부평점 등 4곳으로 같은 건물에 기업금융센터와 통합하는 형태다.

통합 이후 기업금융센터의 명칭도 각각 금융센터로 변경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개인, 기업점포 간 통합으로 더욱 다양한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해당 영업점이 현 위치에서 통합해 운영된다”며 “통합 후에도 개인, 기업의 모든 업무는 전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같은 날 충남도청점, 서울역환전센터, 홍대입구역환전센터 등 3곳을 폐쇄할 예정이다. 이중 충남도청점은 기관 협약종료에 따른 폐쇄고 서울역·홍대입구역환전센터는 인천국제공항 내 점포 신설에 따른 통폐합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인천공항 입점은행 입찰을 따내면서 내년 1월 중 인천국제공항 내 입점을 앞두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환전을 돕기 위해 서울역, 홍대입구역에 환전센터를 운영했었는데 인천공항에 직접 진출하게 되면서 기존의 환전센터를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인천공항 내 영업점 2곳, 환전소 11곳이 생기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영업점 폐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점 대형화 계획에 따라 내년 1월과 3월 서울과 경기·부산 지점 13곳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대규모 점포 폐쇄에 나서는 것은 지난 1월 구로구청지점 등 6곳을 폐쇄한 데 이어 약 1년만이다.

우선 내년 1월 29일 고액자산가 특화점포인 TC프리미엄 압구정센터와 TC프리미엄 잠실센터가 TWO CHAIRS W 청담과 통합돼 운영된다. 투 체어스(TWO CHAIRS) W는 우리은행이 지난 7월 신설한 새 자산관리(WM) 채널이다. 고액자산가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채널 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내년 3월 4일에는 강남역·남부터미널·논현중앙지점 등 11곳이 인근 영업점과 통폐합될 예정이다. 주로 서울시 강남·서초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부산시 해운대구 등 유동 인구가 많고 핵심 상업지구에 위치한 지점들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동인구나 점주권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연간 영업점 운영 계획에 따라 이번에 통폐합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비대면 금융 전환과 점포 운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점포수를 줄여왔지만 지난 4월 금융당국이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도입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에 따라 은행이 점포 폐쇄를 결정하려면 이용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전 절차를 마련해야 하고 점포 폐쇄 시 적절한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이 시행된 지 약 반 년 만에 다시 점포 통폐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 2020년, 2021년 수준의 대규모 감축은 어렵겠지만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장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 환경에서 영업점 수만 유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필요한 곳에는 영업점을 신설하기도 하고 점포폐쇄 요건을 충족하는 지점은 폐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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