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특화 카드로 충성 고객 확보하는 카드업계..협업 늘리고 재단장 나선다
현대카드, 대한항공∙배민카드 리뉴얼 진행..PLCC 선두 다지기
카드업계, 은행∙유통사 PLCC 제휴 확대..고객 모집 성과 ‘톡톡’
제휴 브랜드 포화 속 증가한 휴면카드..활성화 대책 ‘숙제’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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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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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의 성과가 나타나자 카드사들이 유통사, 은행과의 협력을 늘리고 기존 상품에 대한 재단장에 나섰다.
하지만 포화 상태의 PLCC로 증가한 휴면카드가 카드사들의 매몰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관련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3일 현대카드가 기존에 판매해 온 대한항공카드의 발급을 중단하고 신규 PLCC인 ‘대한항공카드 Edition2’ 4종을 출시했다. 지난 2020년 대한항공카드를 출시한 후 4년 만에 진행한 리뉴얼 작업으로 전작보다 확대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PLCC란 카드사가 특정 브랜드와 협업해 출시한 카드로 해당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 상품이다.
일반 제휴 카드와 달리 수익을 브랜드와 분담하지만 카드 개발 비용과 마케팅 비용도 함께 분담해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혜택을 협업 브랜드에 특화한 만큼 고객 유입도 활발해 카드사 입장에선 충성도 높은 신규 고객을 손쉽게 모집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현대카드는 대한항공카드에 이어 배달의민족 PLCC도 리뉴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판매 중인 ‘배민현대카드’와 ‘배민현대카드HYBRID’의 발급을 오는 12일 중단하며 신규 슬로건인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를 적용 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카드의 리뉴얼 행보는 포화 상태인 PLCC 시장에서 고객에게 인기 있는 카드를 새롭게 선보여 선두 위치를 견고히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PLCC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올리브영이 새롭게 파트너사로 합류했으며 현재까지 19개의 브랜드와 PLCC 파트너를 맺었다. 공격적으로 파트너사를 넓힌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의 PLCC 회원 수는 515만명으로 집계됐다.
현대카드 외에도 PLCC를 통한 고객 모집은 카드업계 전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11월 쿠팡과 함께 선보인 ‘쿠팡 와우카드’는 출시 7개월 만에 50만좌 넘게 발급됐다. 쿠팡뿐만 아니라 타 가맹점에서 결제해도 1.2%까지 적립 가능하며 실적과 상관없이 매월 최대 5만2000원까지 쿠팡캐시로 환급받을 수 있던 점이 큰 호응을 얻었다.
작년 4월 BC카드가 컬리와 손잡고 내놓은 ‘컬리카드’는 여성 고객의 관심도가 높았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발급 좌수 10만좌를 달성했는데 이 중 3040세대 여성이 발급자의 55%를 차지했다. 카드 이용액도 처음 출시했을 때와 비교해 월평균 20%씩 증가했다.
핀테크사·은행과의 협업도 계속해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신한카드가 최근 카카오뱅크와 PLCC관련 업무협력을 체결했으며 두 회사의 합산 고객이 약 5000만명에 달하는 만큼 국내 최대 규모의 PLCC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와 협업해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PLCC는 해당 브랜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아니면 자주 활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와 함께 제휴 브랜드마저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휴면카드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분기 전업 8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휴면 신용카드는 총 1442만4000 매로 전년 동기 대비 15.77% 증가했다. 카드사들이 PLCC 협업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만큼 브랜드 관심이 떨어진 고객들의 카드 사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카드사 입장에선 휴면카드가 늘어날수록 부담해야 할 매몰 비용이 커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는 비용 절감이나 고객 마련과 같은 이점도 있지만 반대로 고객이 제휴 브랜드에 대한 흥미를 잃으면 휴면카드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며 “브랜드에 대한 흥미를 잃더라도 취미나 일상 관련 특화 혜택을 통해 고객이 카드를 꾸준히 사용하도록 유인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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