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 보상안 검토 나섰지만..보상 마무리 최소 1년 전망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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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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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가 지난달 발생한 ‘먹통 사태’ 피해 사례 접수를 마치고 본격적인 보상안 검토에 나섰다. 카카오는 외부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 보상 기준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보상이 마무리되기까지 최소 1년이 넘게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보상 검토 소위원회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접수한 피해 신고를 유형별로 분류하는 등 집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총 접수 건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유·무료 서비스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피해 신고를 받은 만큼 최소 10만 건을 웃도는 사례가 접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카카오는 접수 사례 중 피해 사례로 보기 어려운 단순 불만이나 하소연, 기타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을 가려내는 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례를 가려낸 뒤에는 신고자가 주장하는 피해가 실제로 발생했는지 여부와, 피해가 다른 요인이 아닌 카카오 서비스 장애 탓인지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단계도 거쳐야 한다. 신고자가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 법적으로 볼 때 보상이 어렵다.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 중 어느 선까지 보상할지 기준을 정하는 것도 관건이다. 가령 입사 지원서를 카카오 메일로 냈다가 먹통 탓에 회사 답장을 놓쳐 면접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 면접비만 물어 주면 될지, 원하던 회사에 불합격한 데 대한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지 등도 문제다.
시간이나 노력 등 돈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애매한 피해의 보상 기준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보상안 준비에만 최소 수개월이, 보상 마무리까지는 1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18년 11월 KT 아현국사 화재로 서울 일부 소상공인이 입은 피해 1만3000여 건에 대한 보상 기준과 지원금은 사고 서너 달이 지나 확정됐고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사고 발생 후 333일이 걸렸다.
카카오 사례는 KT처럼 유료 서비스가 아닌 부가통신사업자의 무료 서비스 장애에 따른 피해라서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 규정이 없는 데다 국내외에 들어맞는 사례를 찾기 어려워 보상안이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더 거릴 수 있다.
카카오 측은 “소상공인연합회 등 여러 단체와 협의체 구성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 협의체가 만들어지면 피해 유형·범위를 정리하고 보상 등 후속 대책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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