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칼럼] 가상자산 '빨간막대', 세력 펌핑 가능성 솔솔..거래소 안전장치 마련 고심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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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31 15:52 | 최종 수정 2022.04.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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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이틀전엔 웨이브(WAVES), 어제는 질리카(ZIL), 오늘은 아이오에스티(IOST)와 저스트(JST).
위에 언급한 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갑자기 폭등한 코인이다. 최근 1주일가량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코인이 상승한 가운데 유독 수십 %씩 올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이처럼 급등하는 코인 상당수가 호재로 오르는 것인지, 세력의 펌핑(시세조종)에 의한 것지 모호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렇게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재빨리 매수한 사람은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뒤늦게 매수한 사람은 이후 이어지는 폭락에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닐 경우도 있지만 상당 부분 '급등은 급락을 수반'한다.
가상자산 투자자 사이에서는 코인 상승장에 각각의 코인이 돌아가며 급등하는 것을 '순환펌핑'이라 부른다. 주로 소수의 세력이 상승을 주도한다. 얼마 전 한 가상자산 업체 관계자가 "해외 거래소 쪽으로부터 3월 말 한국에 펌핑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들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가 금지된 중국의 자본이 한국으로 유입될 거라는 얘기였다. 이 얘기를 그때는 흘려들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시점이 맞아 떨어졌다. 그렇다면 현재의 가격 상승은 중국계 자본에 따른 펌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펌핑에 웃는 곳은 단연 가상자산 거래소다. 빗썸·업비트·코인원 등에 상장된 질리카(ZIL)의 경우, 30일 가격이 급등하며 상장된 거래소의 거래량을 큰 폭으로 늘렸다. 일부 거래소에서는 1일 질리카 거래대금이 조 단위까지 치솟았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구체적인 거래대금을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거래창 속 코인 가격, 거래량, 거래대금으로 확인해야 한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정보포털 '코인마켓캡'에서는 여러 데이터를 토대로 주요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 추정치를 공개하고 있다. 31일 오후 2시 40분 현재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3조8002억원에 달한다. 이 시세는 미화 달러를 원화로 환산해 표기한 것이다. 업비트 거래량이 치솟을 때는 해외보다 코인 거래가격이 올라가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므로 실제 거래대금은 더 증가한다.
가상자산 폭등과 폭락이 계속 반복되고 있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이들도 발생하기에 거래소로서도 안전장치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은 해당 코인의 주요 정보, 그리고 공식 SNS 채널을 연결해 주요 공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업비트는 해외 시세보다 3% 이상 차이가 발생하면 이를 고지해 투자 시 유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정가에 도달하면 알람이 울리도록 해 낙폭이 큰 상태에서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래도 거래소는 급등 코인이 있어야 돈이 된다. 업비트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0.0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해외 거래소들과 비교해도 꽤 낮은 편에 속하지만 13조8000억원 이상의 일 거래대금을 대입하면 하루 거래수수료가 70억원에 달한다.
미국 투자분석 업체 펀드스트랫(Fundstrat) 창업자 겸 수석 분석가인 톰 리(Tom Lee)는 과거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 투자에 실패하지 않는 몇 가지 규칙을 전했다. 그 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규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단타보다는 장기 보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몇몇 코인이 빨간 불기둥(급등)을 뿜어내며 투자자를 유혹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쭉 쭉 상승하고 있는 코인이 때로는 '남'의 수익 실현을 위해 '나'를 유혹하는 선악과일 수 있다는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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