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현대차 불매운동 급속 확산..파키스탄 법인 카슈미르 지지 트윗에 비난 쇄도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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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9 11:13 | 최종 수정 2022.02.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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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 대해 현대자동차 파키스탄 법인이 부적절한 트윗을 올린 이후 인도 내 현대차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해당 트윗은 빠르게 삭제됐지만 지난해 인도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현대자동차그룹이 22%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에 적잖은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현대차 파키스탄 계정에는 파키스탄의 국경일인 '카슈미르 연대의 날'(5일)을 맞아 "카슈미르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들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자(Let us remember the sacrifices of our Kashmiri brothers and stand in support as they continue to struggle for freedom)"라는 글을 게재했다.
'남아시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카슈미르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 후 군사 충돌과 소요가 가라앉지 않는 지역으로 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쟁지로 꼽힌다.
양국은 카슈미르에서 몇 차례 전쟁까지 치른 후 해당 지역을 분할 실효 지배한 상황이며 지금도 서로 카슈미르 전체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가 파키스탄 군사의 희생을 기린 점이 적절치 않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현대차 인도법인은 8일(현지시간) "현대자동차는 경영방침에 따라 특정 지역의 정치적, 종교적 문제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는다"며 문제의 트윗에 대해 "이번 비공식 SNS 활동으로 인도 국민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현대자동차 파키스탄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도인들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 수많은 인도인들이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트윗을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 현대차 오너들은 차량에 "반국가적인 회사 차를 운전하는 것이 부끄럽다(I am ashamed to drive this car which is from an anti-national company)", "이 차는 당신 회사의 마지막 차입니다. 반국가적인 회사로부터 아무것도 사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This is my last car of your company i pledge that i will not buy anything from anti-national company)" 등의 글을 차량 밖에 부착하고 이를 인증하고 있다.
인도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유독 현대·기아 차량 점유율이 높은 국가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된 차량은 310만797대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차가 50만5033대, 기아가 18만1583대 등 총 68만6616대를 판매했다. 점유율로는 22%에 달해 지난해 인도에 판매된 차량 5대 중 1대가 현대·기아 차량인 셈이다.
특히 SUV 한정으로는 3대 중 1대가 현대·기아 차량일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기에 이번 일련의 사태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상당히 뼈 아픈 실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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