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환대출 플랫폼 향방은..KB국민은행, 연내 금리비교 플랫폼 만든다
우리은행도 제휴사 연계대출 서비스 선봬..중저신용 고객 대상
공동 대환대출 플랫폼 무산..자체 플랫폼 구축 등 각자도생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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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7 10:52 | 최종 수정 2022.01.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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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국민은행이 그룹사 대출상품의 금리를 비교하고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한다. 우리은행도 최근 제2금융권 대출상품을 연계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해 금융당국 주도의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이 무산된 이후 은행권에서는 독자노선을 걷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 입찰공고를 내고 ‘KB금리비교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제휴 업체 선정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28억원의 예산을 들여 고객정보에 기반해 협약금융기관별 대출한도와 금리를 비교하고 최적을 대출상품을 안내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은행과 협약금융기관간 시스템을 연계해 대출 신청과 대출 상태 조회·변경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결제원에서 만드는 대출이동 시스템과 연계한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중은행에서 제휴사의 대출상품을 연계해주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플랫폼 형태로 금리를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다만 여러 금융사의 금융상품의 금리를 비교하는 핀테크의 대출 비교 플랫폼과는 달리 국민은행은 그룹사의 대출 상품만을 취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금리비교 플랫폼은 은행·저축은행·캐피탈·카드 등 그룹 계열사 내 금융사들 금리를 비교하는 용도”라며 “고객들이 기존 대출도 있고 신용등급이 낮아서 은행에서 대출이 안되는 경우 수기나 팩스로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쪽으로 소개 영업을 했던 것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협약금융기관의 범위를 계열사 밖으로 넓힐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계획에 없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이 구축하는 금리 비교 플랫폼은 금리 비교 자체보다는 기존에 전산화되지 않았던 계열사 대출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고객 락인 효과를 노리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추진됐던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금융당국 주도로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이 논의됐을 때도 은행권은 빅테크 종속와 고객 이탈을 우려해 반대한 바 있다.
이후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은행권 공동 플랫폼 구축도 논의 됐지만 이 또한 무산됐다. 대출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에서 차이가 나는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간 이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서다.
은행권은 당국이 주도하는 플랫폼의 서비스 대상을 중금리 대출로 제한하자고도 건의했으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시중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에 참여해봤자 은행으로서는 금리 경쟁만 치열해질 뿐 얻는 것은 많지 않다”며 “결국 수수료와 접속자 증가로 플랫폼 운영 IT 기업의 배만 불려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권 공동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은행권에서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각자도생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일 우리은행도 모바일뱅킹 앱 우리원뱅킹에서 제2금융권 대출상품을 찾아주는 ‘원스톱 연계대출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뿐만 아니라 웰컴·SBI·한국투자저축은행 등과 제휴를 맺은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우리원뱅킹에서 대출 신청을 해서 심사결과가 미승인된 경우에만 연계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 고객의 제2금융권 대출상품에 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제휴 금융사 확대는 물론 고객 편의성 향상과 접근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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