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의 BTC 법정화폐 도입 탓?..주요 가상자산 10~20% 일제히 폭락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9.08 06:44 의견 0
8일 오전 주요 가상자산 시세. [자료=코인마켓캡]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비트코인이 7일 밤~8일 새벽 사이 10%가량 폭락했다. 뿐만 아니라 주요 가상자산들도 줄줄이 하락, 리플(XRP)·도지코인(DOGE)·폴카닷(DOT)·유니스왑(UNI)·체인링크(LINK)·라이트코인(LTC) 등 시총 상위 가상자산 대부분이 20% 가까운 폭락을 보였다. 도대체 밤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보통 미국이나 유럽에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거나 대형 가산자산 거래소가 해킹을 당했을 때 가상자산이 폭락하곤 했다. 혹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나 금 거래시장 등 모든 자산시장이 급락할 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도 현금화 러시로 동반 폭락하곤 한다. 하지만 7일에는 그러한 일이 딱히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7일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본격 채택한 엘살바도르를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400BTC를 매수했다. 당시 시장가격 기준으로는 약 2000만달러(약 231억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 국민에게 나눠주고 비트코인 실생활 사용을 독려하는 데 쓰일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결제에 사용할 지갑 치보(Chivo)를 출시했으며, 해당 전자지갑에 엘살바도르 신분증 번호를 등록하면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중미의 작은 나라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에 대해 많은 나라와 금융사들이 우려를 표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회피하거나 다른 국가의 통화정책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 때문에 엘살바도르 국민의 70%가 법정화폐 채택을 반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폭락이 가상자산의 법정화폐 채택을 경고하는 세력들의 경고라는 의견도 있다.

비트코인이 폭락에 바이비트(Bybit), 후오비(Huobi) 등 거래소에서 선물거래 청산이 이뤄지기도 했다. 선물거래한 이들은 또 다시 큰 손실을 입게 됐다.

하지만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높은 변동성은 비트코인이 더 높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제시했다. 8일 오전,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의 하락은 멈췄고 일부 반등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가상자산 시총 7위인 솔라나(SOL)는 큰 하락 없이 160달러대를 유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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