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 DLF 판결 D-1..금융사 CEO 족쇄 풀릴까

27일 손 회장·금감원 행정소송 판결
사모펀드 CEO 징계 수위 척도될 듯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8.26 11:54 | 최종 수정 2021.08.26 13:41 의견 0
우리금융그룹 본사 [자료=우리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 행정소송 1심 선고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판결에 따라 향후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된 금융사 최고경영자에 대한 제재심 판도가 바뀔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오는 27일 손태승 회장 사건의 1심 판결을 선고한다. 당초 지난 20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선고 논리를 다듬기 위해 일주일 연기됐다. 재판부가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판결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금감원이 DLF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물어 문책 경고를 내리자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손 회장은 서울행정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3월 회장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당시 법원은 “금융 당국이 금융회사 임원의 제재 조치에 추상적·포괄적 사유만 제시해 구체적·개별적인 기준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소송에서도 내부통제 부실로 CEO에 중징계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향후 DLF를 비롯해 사모펀드 사태 관련 금융사 CEO의 제재 수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어서다.

당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도 DLF 사태로 금감원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공판 절차가 마무리되고 연내 1심 판결을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금융사의 CEO들도 금감원으로부터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중징계 처분을 받고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가 여기에 해당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성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금융위는 1년 가까이 사모펀드 판매 관련 CEO 제재 의결을 미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이와 관련 “(1심) 선고가 임박했으니 이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법원의 판단을 보고 제재 수위를 확정 짓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만약 금감원이 패소할 경우 향후 중징계가 확정된 사모펀드 판매사 CEO들도 금융위를 상대로 대거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법원 판결에 따라 금융위가 제재 수위를 경감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가 길어지면서 금융당국의 감독 기조에 변화가 있었다”며 “DLF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