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징계 명분 '흔들'..하나·우리은행, ‘DLF 행정소송’ 승소 가능성
감사원, 금융 감독·관리 부실 탓에 DLF·사모펀드 사태 발생
금감원, 상시감시업무 태만·적기시정조치 미흡 등 부실 드러나
연내 손태승 회장·함영주 부회장 소송 결론..금융사 징계 바로미터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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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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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 내려진 중징계 처분이 경감될 가능성이 커졌다. 감사원이 DLF와 사모펀드 사태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책임이 크다고 인정하면서 금융감독원의 징계 명분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은 DLF와 사모펀드 사태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 부실이 확인됐다며 징계(문책) 3건(5명), 주의 18건(17명), 통보 24건 등 총 45건의 감사결과를 확정했다.
특히 감사원은 DLF와 관련해서 금감원이 금융회사의 불완전한판매 사실을 확인하고도 관련 법령에 따른 과태료 처분 등의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 공모규제 회피를 목적으로 동일 펀드를 분할 발행한 데 대해 검사를 착수하지 않거나 고의성을 확인하고도 조치를 검토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금감원은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되는 지난해 7월 29일까지도 DLF 판매의 공모 해당 여부와 증권신고서 제출의무 등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은행권역에 대해 미스터리쇼핑 결과를 활용한 불완전판매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점도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감원은 2019년에도 은행권역의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불완전판매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가 2019년 8월 DLF 대규모 원금손실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서야 하나·우리은행 등 판매사를 대상으로 DLF 판매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은행권역에 대해 금융투자상품을 포함한 미스터리 쇼핑 결과를 검사 업무에 반영하지 않는 등 금감원의 불완전판매 감독·검사 체계가 변화된 시장 환경 등을 따라가지 못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은행고객들이 오히려 불완전판매로 인한 손실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사모펀드 설정·확인업무 처리 부적정 ▲적기시정조치 위한 검사업무 부적정 ▲검사 및 상시감시업무 태만 ▲민원 조사업무 태만 ▲서면검사결과 처리 부적정 등이 감사결과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사실상 사모펀드 부실 사태가 금융당국의 총체적인 관리·감독 부실에 따른 결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부실 사태의 책임을 판매사와 CEO에 돌렸던 금감원의 제재 방식이 명분을 잃게 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1월 내부 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당시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당시 하나은행장)에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징계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손 회장은 지난달 25일 최종변론을 마치고 다음달 20일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함 부회장도 지난 1일 2차 변론을 가졌다. 이후 추가 변론과 증인 심문 후 12월께 소송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소송결과를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승소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가 길어지면서 금융당국의 감독 기조에도 변화가 있었다”며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금감원은 지난해 DLF와 사모펀드 부실 사태로 판매사와 CEO에 잇따라 중징계 처분을 내리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례가 없다. DLF 징계는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고, 라임펀드 등 징계 처분은 금융위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를 통해 징계가 확정된다고 해도 DLF 사태와 마찬가지로 행정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최종 결정권을 지닌 금융위에서도 제재 확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7일) 코로나19 대응 금융정책 평가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DLF 징계 취소 행정소송 1심 선고 이후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징계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꼭 그렇게 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선고가 임박했으니 이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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